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돌연’ 사의...경영공백 ‘불가피’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돌연’ 사의...경영공백 ‘불가피’

"부당한 경영개입에 사의 결정"

기사승인 2021-12-08 19:17:20
건설공제조합과 대한건설협회가 위치한 건설회관.   건설협회 제공 

건설공제조합 최영묵 이사장이 차기 이사장 선임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최 이사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당분간 공제조합 이사장은 공석으로 남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대한건설협회와 공제조합의 갈등이 이사장 사퇴로 이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건설공제조합지부에 따르면 최영묵 이사장은 6일 사내 전산망을 통해 “경영권의 핵심은 인사권이고, 인사권의 최후 보루는 채용인데 기본적인 경영권마저 침해당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최 이장의 임기는 지난 10월 31일까지로 현재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공제조합은 이에 지난 22일부터 이사장 후보자 모집을 공고하고, 본격적인 차기 이사장 공모에 들어갔다. 공모는 12월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차기 이사장 선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셈이다.

“부당한 경영개입에 사의”

건설공제 노조 측에서는 최 이사장이 한 달 가량의 경영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건설협회와의 갈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진행하는 공제조합 신입사원 채용을 놓고 이사장과 건설협회장의 갈등이 깊었던 것으로 주장한다. 

공제조합 노조 관계자는 “결원 보충을 위한 신입사원 채용을 건설협회장이 정당한 권한 없이 개입해 중단하라고 압박하자 최 이사장이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에서는 새로운 대한건설협회장이 취임한 이래 지속적으로 공제조합과 대한건설협회가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설명한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때 박덕흠 의원 사태로 건설협회장이 공제 운영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온 후 마찰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전한다.

노조 관계자는 “건설협회장은 운영위원장이 아님에도 지속적으로 건설공제조합의 경영에 개입해 왔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건설협회장의 공제조합 운영위원장 선임을 법적으로 제한했지만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 직접적인 업무지시에 나서는 등 지속적으로 경영에 개입해 왔다”고 밝혔다.

“따지고 보면 한 가족...갈등 끝내야”

다만 일각에서는 다른 관측도 나온다. 공제조합의 경영을 두고 현 건설협회장이 인력 감축 등을 주문하자 공제조합과 건설협회의 갈등이 심화됐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앞서 국토부는 공제조합의 지점 수와 조직 축소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건설공제의 지점수를 39개애서 올해 말까지 34개로 축소하고, 2022년 6월까지 7본부 3지점으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내놓았다.

건설공제와 건설협회의 갈등을 지켜보는 건설회사들 사이에서는 갈등이 조기에 종식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따지고 보면 다 한 가족인데 갈등이 너무 장기화되는 것 같다”며 “이제 그만 갈등을 끝내고 두 곳 모두 건설회사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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