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택협회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대화의 손을 내밀었다. 사회주택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한 오 시장이 행사에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회주택은 주거 관련 사회적 경제 주체들에 의해 공급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서울시가 2015년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며 전국 최초로 시작됐다. 서울시 등 지자체나 공기업이 장기 임대한 토지에 사회적경제 주체가 공공주택 건설과 운영·관리를 맡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올 하반기 기준 전국적으로 5600여 세대가 공급됐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오는 11일 사회주택 세입자들이 중심이 돼 기획된 ‘사회주택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회주택의날은 2019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는 ‘우리, 사회주택 산다!’라는 주제로 공유하우스 ‘장안생활’ 1~2층에서 커뮤니티 활동 전시 및 발표회, 토크 콘서트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사회주택 역사, 커뮤니티 활동, 입주자들 생활 등이 담긴 사진과 영상으로 구성된다. 전시 팀들은 13시 ‘사회주택 커뮤니티 발표회’를 통해 각 커뮤니티 활동에 대해 공유한다. 안암생활에서는 ‘커뮤니티와 자치’를 주제로 120여 청년세대가 모여 사는 사회주택의 입주자 소모임 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민달팽이주택 조합원들은 여러 달팽이집의 ‘틈새구역’을 활용한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발표한다.
사회주택 입주자들 간의 토크 콘서트도 개최된다. 또 사회주택 활성화와 입주자 주거지원을 해온 따뜻한사회주택기금에서 진행하는 ‘찍어봐, 너만의 사회주택2’ 시상식, 장안생활 라운딩, 사회주택 정책과정, 사회주택 포토존 등도 예정됐다.
협회와 세입자들은 행사에 오세훈 서울시장을 초대하기도 했다. 사회주택을 손질하겠다는 오 시장이 이날 현장에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한솔 사회주택협회 이사장은 “올해로 3주년을 맞이한 사회주택의날이 사업자 중심의 기획에서 입주자들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며 “사회주택에 대해 논쟁을 벌였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초대했는데, 이번 행사에 참여해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사회주택에 살고 있는 청년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주택협회 관계자는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에서 사회주택 관련 사업 예산이 대폭 감소했다. 시의회가 반발하고 있고 아직 예산안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삭감이 될 거로 보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을 이번 행사에 초대해 대화를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사회주택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당초 목표치에 크게 미달할 뿐 아니라 입주자 보호에도 취약한 구조라는 점을 이유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사회주택 정책을 도입한 궁극적 취지는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공급하는데 있는데, 이른바 사회적 경제주체라는 시민단체가 끼어들어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중간 마진이 추가돼 비용이 증가되는 구조로 변질됐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주택 사업을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시 관계자는 “초대 공문을 받은 것으로 안다. 다만 비공개 일정이 많으셔서 그날 행사에 참석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