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규제와 집값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9주 연속 둔화됐다. 특히 지난해 집값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한 세종의 경우 7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첫째주(6일 기준)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0.14% 올라 전주(0.16%) 보다 상승폭이 0.02%p 하락했다. 수도권은 지난 10월 첫째주 0.34% 오른 이후 9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0.22%→0.17%)과 경기(0.17%→ 0.15%)의 상승폭이 전주 대비 줄었고, 서울은 전주와 동일하게 0.10%의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에서는 서초(0.17%→0.19%), 구로(0.11%→0.12%), 강북(0.00%→0.01%)을 제외한 전 지역의 상승폭이 전주와 동일하거나 축소됐다.
세종과 대구는 전주와 동일하게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구(-0.03%→-0.02%)는 하락폭이 축소됐지만 세종(-0.26%→-0.33%)은 하락폭이 확대되며 7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집값 하락을 보였다. 전국을 기준으로 봐도 상승폭은 전주 0.14%에서 0.13%로 줄었다.
부동산원은 세종의 하락폭 확대에 대해 “신규 입주물량 증가와 매물 적체 영향 등으로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세의 둔화는 민간통계에서도 드러났다. 같은날 발표된 KB부동산 주간(6일 기준) 주택시장동향을 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0.17%에서 0.16%로 축소됐다. 서울(0.14%→0.10%)과 인천(0.29%→0.27%)의 상승폭이 축소됐고, 경기(0.15%→0.16%)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대구(-0.02%)와 세종(-0.05%)은 민간통계에서도 집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B부동산 통계에서는 세종의 하락세가 전주 -0.08%에서 -0.05%로 축소됐다. 이밖에 포항(-0.02%), 광양(-0.04%)에서도 가격 하락을 보였다.
KB부동산 매수우위지수도 하락세가 계속되며 시장의 얼어붙은 매수심리를 보여줬다. 수도권 KB매수우위지수(6일 기준)는 56.9로 전주 61.7에서 4.8p 떨어졌다. 서울(59.9→57.4), 인천(54.8→43.2), 경기(64.4→59.9) 모두 지수가 하락했다.
정부는 최근 주택 시장을 두고 안정세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사전청약, 2·4대책 예정지구 지정 등 주택공급 조치와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강화 등으로 최근 주택시장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며 “매매시장의 경우 서울은 일부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됐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주택 시장의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낸다. 한국은행은 9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계부채 상승률과 주택가격 오름세가 다소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이런 추세의 지속성, 강도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