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90만명을 보유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날 점심 영업을 망쳤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이날 낮 11시 30분쯤부터 질병관리청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앱에 접속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 사례가 속출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백신접종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앱에서도 QR코드가 원활히 생성되지 않았다.
한 회원은 "점심부터 확인하려니 쿠브 등 다른 앱도 모두 먹통이었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라며 "점심때 너무 고생을 해서 정신이 없다. 왜 이런 일이 자영업자의 몫인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도 "8팀을 그냥 돌려 보냈다. 앱이 안 되는걸 손님들이 우리에게 화를 내더라"라며 "손실 보상은 둘째 치더라도 나라에서 제대로 국민에게 숙지 시켜주거나 계도기간이라도 길게 줬어야 하는것 아닌가"라고 적었다.
예견된 상황을 대비하지 않은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오류의 원인을 방역패스 확대를 앞두고 질병청이 추진한 서버 증설 규모가 이날 접속량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회원은 "방역패스 업종 추가는 곧 QR인증 이용자 증가인데,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있는 상황이 아니었나"라며 "계도기간 일주일 주면서 '벌금 물릴거야' 이래놓고 무엇을 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늦게 "오늘 하루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적발된 방역패스 위반에 대해서는 과태료 등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가라 앉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안전 안내 문자를 캡처해 올린 한 회원은 "이걸 지금 보낸다고요?"라며 늦장 대처를 꼬집었고, 다른 회원은 "장사 다 끝났는데 일부러 약 올리려 보내는 건가"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QR오류로 이날 영업을 일찍 끝냈다는 한 사장은 "점심때 오류로 지쳐서 저녁 장사 다 포기하고 집에 들어오니까, 그제서야 방역패스 안 한다고 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다. 한 회원은 "내일은 완벽하게 오류 없이 진행 되는건가. 오늘 같은 하루를 내일도 모레도 계속 겪어야 되는 건가"라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방역패스 계도기간은 전날 자정을 기해 종료됐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48시간 이내의 음성확인서 없이는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위반시 사업주와 이용자 모두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청구된다. 방역지침을 어기면 1차 10일, 2차 20일, 3차 3개월 운영 중단 명령, 4차 폐쇄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한편 질병청은 "대량 인증 절차 효율화 등 긴급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른 시일 내 개선하겠다"며 "이에 따라 이날 하루 방역패스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하루 뒤인 14일에도 인증처리가 몰리는 점심시간 무렵 등에 동일 접속 장애가 발생할 경우, 시설 운영자나 이용자의 과실과 별개로 (접종·음성) 증명이 어렵기 때문에 방역패스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행정처분 대상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방역패스 시행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