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선대위가 추경을 놓고 혼선 빚자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정책을 종합해 한목소리로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김병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와 김 총괄위원장과의 추경 이견에 대해 “후보 말씀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총괄위원장은 지난 13일 당과 선대위에 “우리 선대위 내에 정책을 개발해서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하는 부서가 너무 많다”며 “정책 메시지를 단일화하라”고 지적했다.
이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금액과 지원 시기를 두고 선대위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다른 말을 하는 혼란이 벌어지자 메시지 단속에 나선 것이다.
김 총괄위원장은 “원래 정책은 원희룡 총괄본부장이 종합해 한목소리로 나갈 수 있도록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각기 다른 창구에서 얘기를 하면 나중에 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고 말했다.
김 총괄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내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정책본부를 거치지 않고 후보에게 바로 전달되는 대선 공약을 차단하기 위한 경고라는 의견도 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원 총괄본부장을 통해 코로나19 손실보상 50조 원, 사회재건기금 50조 원 조성을 공약했다. 시기는 집권 후, 재원은 부처별 예산 구조 조정과 특별회계 등을 편성해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윤 후보가 11일 강릉중앙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하면서 기존에 공약을 발표한 정책본부와 엇박자를 내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추경 같은 경우에는 김 위원장의 말이 옳다”고 말했다.
앞서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 12일 MBN ‘정운갑의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윤 후보는) 원래 50조원을 이야기했지만, 코로나19가 더 심각한 사태로 벌어지고 있으니 좀 더 지원하자는 것”이라며 “선대위에서는 후보 입장을 존중해서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 핵심 관계자는 이러한 메시지 혼선에 대해 “김 총괄위원장 본인이 혼선을 일으켜 놓고 메시지 창구 단일화? 말이 안된다”며 “김 총괄위원장은 현재 킹메이커가 아닌 킬메이커가 됐다. 오히려 윤 후보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전했다.
이상돈 전 의원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6일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갈등의 본질은 2012년 박근혜 비대위 당시에 공천에서 탈락했던 사람들과 이준석-김종인 등 비대위 핵심 멤버들 간의 개인적인 원한이 깔려 있다”며 “당분간은 서로 갈등을 공개적으로 표출하지 않겠지만, 장막 뒤에서는 계속된 권력 암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선은 후보 자체가 드러나야 하는데, 윤석열 후보가 취약해서 이번에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같은 ‘포장지’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