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홍 의원은 윤 후보 측이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에 ‘결혼 전 있었던 일인데 왜 문제 삼느냐’는 입장을 내놓자 “납득이 안 되는 핑계만 만연한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14일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커뮤니티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이 묻고 홍이 답한다)에 ‘김건희씨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당당하다’는 질문에 “만약 결혼 전 일이라고 모두 납득된다면 공직 전에 있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과 4범도 모두 용서해야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또 ‘김건희씨가 영부인감이냐’는 질문엔 “한 여성이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홍 의원은 ‘영부인 될 사람이 얼굴을 왜 가리죠?’라는 질문에는 “수많은 기사보다 이런 사진 하나가 큰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한 인터넷매체가 이날 취재 요청에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자리를 뜨는 김씨의 모습을 공개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를 겨냥해 “부인과 장모 비리 프레임에 갇히면 정권교체가 참 힘들어질 것이라는 조짐”이라고 했다. 이는 김씨의 허위경력 논란, 장모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교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홍 의원은 “이회창 후보가 1997년, 2002년 대선을 두 번이나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후보를 모시고도 두 자녀의 병역 비리 의혹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권교체 욕구가 훨씬 높은데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35% 박스권을 맴돌고 있는 이유도 빨리 파악해 대처하라”고 충고했다.
또 “이 후보는 끊임없이 요술을 부리는데 밤마다 축배를 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자중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YTN은 김건희씨 인터뷰를 인용해 그가 2007년 수원 여자대학교 교수로 초빙되기 전 경력과 수상내역 등을 일부 허위로 기재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교수 초빙 지원서에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동안 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6월에 설립됐다. 또 김씨는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적었지만,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으로 응모된 출품작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돋보이려는 욕심 때문”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인가. 자신은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 윤석열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하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전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김 씨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허위 경력 의혹은 실제 이사 직함을 가지고 게임산업협회 일을 상당 기간 도왔다. 대학에 겸임교수 신청을 낼 때 재직증명서를 정당하게 냈다”고 해명했다. 이어 “팩트는 교수가 아니고 시간강사와 유사한 산학겸임교수다. 제 처가 수상경력으로 쓴 그 작품의 출품과 회사 운영과정에 부사장으로 깊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모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에 대해선 “5년 전에 기소가 안 되고 무혐의 판단 받은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서 관련자 한 사람의 진술이 바뀌었다고 다시 기소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