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대선 후보의 ‘3두 체제’ 탓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울산 회동 후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하며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합류하면서 ‘트로이카’가 형성됐다. 윤 후보, 김 위원장, 이 대표가 각자 목소리를 내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엇박자’도 나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 논란이 대표적이다. 윤 후보는 9일 “빠른 편성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 위원장은 하루 뒤 “추경은 대선 후보가 얘기할 성격이 아니다”라며 반대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김 위원장 말이 옳다”며 김 위원장 손을 들었다.
결국 김 위원장과 이 대표 연대에 ‘후보가 안 보인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오히려 당 장악력을 높이는 모양새다. 그는 13일 선대위 회의 공개 석상에서 “정책을 각기 다른 창구에서 얘기하면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며 “오늘 아침 이에 관해 윤 후보와 의논했는데, 윤 후보도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통일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문제가 됐다.
이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윤 후보를 깎아내리는 일도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중앙여성위원회 간담회에서 “우리 후보는 기본적으로 검찰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해 정치를 잘 모른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10일에도 “윤 후보가 정치적인 질문에 답변하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후보는 제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핀다. AI 윤석열이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윤석열이 학습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라고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인 만큼 후보 중심으로 가는 게 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3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캠프라는 것은 후보를 위한 조직이고, 후보의 말이 더 중요하다”며 “그런데 지금 보니까 무게 추는 후보보다 김 위원장이나 이 대표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가 보기에는 김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딴 생각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도 1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정치경력이 짧기 때문에 여의도 문법에 맞지 않은 발언이나 행동이 나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과 이 대표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당대표로서 자당 대선 후보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진 않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