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너무 높아진 집값에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여러 요소가 맞물려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시장 곳곳에서는 직전 실거래가 대비 매매가격을 낮춰 거래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를 두고 집값 하락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집값 하락 거래가 나온 지역을 찾아 현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15일 찾아간 곳은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성북구 미아뉴타운 지역. 성북구는 한국부동산원이 12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아파트값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집값 상승률이 가장 낮은 지역이다. 성북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근 4주간 0.00%~0.02%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미아 뉴타운 내 공인중개사들을 찾아가 봤다. 사무실들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20~30평대 매매가격을 묻는 질문에 중개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최근 호가가 고점대비 하락했다는 말을 내놓았다. 최대 5000만원까지 하락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중개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미아 뉴타운 내 SK북한산시티 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고점 대비 20평대는 4000만원, 30평대는 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24평대는 7억 후반에서 7억 중반으로, 33평대는 9억원에서 8억 중반대로 하락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미아 뉴타운 내 다른 아파트 단지인 래미안트리베라, 두산 위브 등에서도 호가 상승이 멈추거나 소폭 하락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집주인이 급하게 내놓았다는 매물은 가격 이외 조건도 상당히 후했다. 매매 전 집 수리를 마쳤으며, 즉시 입주와 함께 제시한 호가에서 ‘네고(가격협의)’도 가능하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호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매물로 나온 아파트 리스트를 제시하면서 일단 집부터 둘러보라는 곳도 있었다.
다만 중개사들은 앞으로 매매가격이 계속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수심리가 살아나면 집값이 다시 뛸 수 있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아파트 매매 호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집값이 너무 뛰었다는 반응과 함께 호가 하락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들을 내놓았다.
SK북한산시티 33평형에 거주한다고 소개한 50대 여성은 “2년 사이에 5억 초반이던 집값이 9억원까지 치고 올라왔다”며 “집값이 너무 오르기는 했다”고 말했다. 호가 하락에 대해서는 “급매물이 낮은 가격에 나온 것”이라며 “당장 급하지 않은 사람들은 떨어진 가격에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두산 위브 30평대에 거주한다는 여성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정부 규제 때문에 집값 상승이 멈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대선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 이후에 더 오를 수도 떨어질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반면 집값이 하락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SK북한산시티에 전세로 살고 있다는 40대 여성은 “3억대였던 전세값이 집값이 뛰면서 지금은 5억대”라며 “집값이 떨어져야 살지, 지금은 너무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두고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최근 주택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며 “매매시장의 경우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화 됐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연구기관에서는 내년 집값 상승이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