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성탄절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달라”며 “사면에 대해서는 다음 대통령이 국민들의 뜻을 모아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이었던 2017년 인천 유세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은 반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사생결단 하며 5년 내내 싸울 거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안타깝게도 걱정스러운 예언은 지난 4년 반 동안 현실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지금의 대선판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지난 4년 반보다 더 큰 분열과 반목의 정치가 시작될 것”이라며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심으로 공격하는 것도 모자라, 두 후보 중 진 사람은 감옥 간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언제까지 서로를 죽고 죽이며 물어뜯는 싸움을 계속해야 하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결단을 요청한다. 이번 성탄절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달라”라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요청 이유에 대해서는 “그분들이 잘못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분들의 구속을 정치 보복이라고 단정해서도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12‧12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감옥에서 보낸 시간이 2년을 넘기지 않았다. 두 분을 구속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자기 임기가 끝나기 전에 두 사람을 사면했다”며 “본인 임기 내에 단죄를 하고 사면으로 마무리 지은 것이다. 그리고 그 사면을 건의한 사람은 다름 아닌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라고 짚었다.
안 후보는 “지금 두 분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들었다. 이분들이 출소 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더 건강을 해치기 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소망교회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동생 내외와 조카들과 함께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석방이 국민통합과 대선 분위기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타 후보들의 동참도 당부했다. 그는 “다른 대선후보들의 동참도 기대한다”며 “대선 후보들이 두 전직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뿐만 아니라, 정치 보복 불가 선언·협치를 위한 공동 청사진 등을 합의만 한다면 누가 당선되어도 통합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