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로 피어낸 신선한 매력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볼까말까]

한 끗 차이로 피어낸 신선한 매력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1-12-21 19:44:54
KBS2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포스터. KBS 홈페이지

수없이 반복된 사극 로맨스 장르에 낯선 이야기 하나를 얹었다. 익숙한 이야기에도 다음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인물들은 각자의 캐릭터와 원하는 것이 분명해 이해하기 쉽다. 배우진을 제외하면 흥행 공식을 모두 갖췄다.

KBS2 새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쌀이 부족해 금주령이 내려진 시대를 배경으로 운명처럼 얽힌 남영(유승호)과 로서(이혜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두 사람 모두 간절하고 바쁘다. 지방에서 연이어 장원을 차지하며 한양까지 올라온 남영은 과거에서 합격해 임금을 위해 일하고 싶다. 로서는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 무엇이든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양반이다. 술을 빚는 일이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된 로서는 방 한 칸 세를 주려는데 과거에서 장원 급제한 남영이 찾아오며 1회가 끝난다.

가상의 조선시대 내려진 금주령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금주령은 첫 회부터 이야기 곳곳에 등장한다. 임금은 금주령 정책에 관한 문제를 과거 시험에 내고, 백성들은 비밀스러운 공간을 만들어 비싼 돈을 주고 몰래 술을 사먹는다. 국가가 공익을 위해 세운 금기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어떤 과정으로 풀어질지 알 수 없는 점이 매력이다. 국가와 도리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백성들과 상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청년들의 당찬 기운도 느껴진다.

독특한 조합에 시청자들이 호응한 걸까.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1회 시청률 7.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뛰어올랐다. 첫 회의 빠른 속도감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생존을 위해 악착같이 일하는 로서를 이혜리가 얼마나 잘 소화할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 볼까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지상파 로맨스 사극을 찾던 시청자들에게 추천한다. 짠내 나는 사연에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강인하고 유쾌한 여성 주인공의 사극을 보고 싶으면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제격이다. KBS2 ‘성균관 스캔들’ 이후 11년 만에 청춘 사극으로 돌아온 황인혁 감독의 존재감 역시 드라마를 볼 이유가 된다. MBC ‘군주 - 가면의 주인’ 이후 4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와 극에 안정감을 불어넣는 배우 유승호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

△ 말까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사극을 원하면 추천하지 않는다. 16부작 지상파 드라마보다 호흡이 빠른 OTT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 역시 안 보는 편이 낫다. 이혜리, 변우석, 강미나 등 젊은 배우들에게 신뢰가 없는 시청자에겐 다른 청춘 사극을 권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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