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윤석열 선대위 팀플레이는 낙제점” [쿠키 인터뷰]

홍문표 “윤석열 선대위 팀플레이는 낙제점” [쿠키 인터뷰]

비전 실종…감투싸움 골몰
청년정책 한 곳서 통합을

기사승인 2021-12-27 12:11:51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임형택 기자


“지금 당에 ‘머리’만 있지, 행동하는 사람이 없다. 선대위 몸집은 큰데 작동하는 것도 없고…무엇보다 대통령선거를 치른 실전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4선 중진, 대통령 선거를 다섯 번 치른 ‘대선 전문가.’ 그야말로 정치와 떼레야 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홍문표 (충남 홍성·예산) 국민의힘 의원이다. 그는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잔뼈가 굵은’ 중견 정치인으로 꼽힌다. 현 국민의힘 충남 총괄선대위원장이기도 하다.


홍 의원이 바라본 대선판은 어떨까.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홍 의원은 격화하는 국민의힘 내분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가 내린 국민의힘 선대위 평가는 짧지만 강렬했다. “팀플레이가 그야말로 낙제점”이었다.

그는 선대위 운영체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미래 비전 있는 정책은 실종한 채, 감투싸움에 몰두하고 있다는 평가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임형택 기자


홍 의원은 “이번 대선판을 보면 안타까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선대위가 몸집만 클 뿐, 전략 없이 좌충우돌하고 있다”라며 “우리 당이 잘해야지, 민주당이 못해서 덤으로 유지되는 건 소용없다”고 말했다. 

특히 실전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표심을 끌어모을 정책 구상이 미비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선대본부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다”며 “좋은 정책을 가져와도 자신을 거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 ‘헤게모니 선대위’가 딱 구성됐다”고 꼬집었다.

일부 선대위 구성원을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최근 불거진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간 갈등을 언급하면서다. 

홍 의원은 당 대표가 ‘포용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는 정당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도 인내하고, 비공식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면모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역할론도 끌어올렸다. 홍 의원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김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총책임자로서 양측이 화합하도록 통솔을 해야 하는데 가만히 보고 있던 게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당의 정체성도, 국민들에게 내세울 정책도 개발하지 못한 게 국민의힘의 문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임형택 기자

다만 정권교체를 향한 희망만은 잃지 않았다. 홍 의원은 “어느 여론조사를 봐도 정권교체 여론이 50% 과반을 넘는다”며 “이게 바로 답이다. 지금보다 노력한다면 정권교체는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한 ‘비단주머니’를 풀어냈다. 윤석열 후보가 현장 중심의 선거운동을 독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의원은 “선대위 인사들이 전부 서울에만 모여있다. 명함용 선거운동만 하니까 걱정이 많다”며 “지역별로 뿌리를 내린 중진들이 가서 표를 받아야 한다. 선거 끝날 때까지 올라오면 안 된다. 그게 이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꿰뚫고 있는 충청권 공략을 위한 조언도 건넸다. 민심의 풍향계로 통하는 충청권은 대선 압승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홍 의원은 정부에게 외면받는 충남의 주요 현안을 거론했다. △장·차관 인사 홀대 △충남 장항선만 단선철도 디젤기관차로 운행되는 철도 홀대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방이전 희망고문 등이다. ‘충남 홀대론’에 귀를 기울여야 표심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선거 향배를 가를 ‘캐스팅보트’인 20·30세대 표심을 위한 해법도 내놨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청년청’ 신설을 촉구하면서다. 청년청 신설 법안은 홍 의원이 지난해 처음으로 대표 발의했다. 이재명 후보의 ‘청년부’ 구상보다 앞선 셈이다. 

홍 의원은 “청년정책 사업이 이중삼중 중복된 경우가 많다. 청년청을 만들면 18조원 예산을 5조원으로 절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중복된 기능을 한 곳으로 모아 정책 집행의 집중도와 실용성을 높이고, 취업‧주거‧결혼 등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홍 의원은 “정치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필요한 건 일상과 밀접한 ‘살아있는 정책’이다. 당이 빨리 내공을 찾고, 국민이 열망하는 정권교체를 이뤘으면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