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로 거리두기 강화된 이후 일부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백신 미접종자의 출입을 아예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자 온라인에선 입장을 거부하거나 미접종자에게 친절한 업장의 정보가 표시된 지도가 등장했다.
27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미접종 식당 지도 가이드' 사이트 주소가 공유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543개의 식당 정보가 공개됐다. 식당은 '미접종 거부 식당'(343곳)과 '미접종자 친절 식당'(171곳), 백신 미접종자의 이용 여부를 확인 중인 '궁금 식당'(29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사이트에서 지역명이나 가게 상호, 주소, 업종 등을 입력하면 등록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개발자는 "최근 강화된 방역패스 정책으로 우리 사회가 다소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저를 포함해 미접종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렇게 미접종 식당 가이드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식당, 카페 등에서 48시간 이내 유전자 증폭(PCR) 음성 확인서를 제시하더라도 백신 미접종의 입장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혼자이거나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식당·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달 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이후 혼밥(혼자서 식사)하거나 자녀가 방역패스 예외인 18세 이하임에도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입장이 거부됐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온라인에서 잇따르는 상황이다.
한 누리꾼은 지역 카페에 "혼밥하러 식당에 갔다가 출입 거부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맘카페에 "3세, 6세 아이를 데리고 식당에 갔다가 아이들이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커뮤니티에 "직장 1층 식당이 미접종자 출입금지다"라며 "백신 접종 완료하신 분들이 100% 무적은 아닐테고, 미접종 분들이 100% 전염자도 아닐텐데 속상하다"고 했다. "자영업자 입장에선 미접종자에 대한 불안, 혼밥보단 여러 명이 오는 게 매출에 더 이익일테니 이렇게 될 것 같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미접종 식당 지도 가이드를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누리꾼들은 미접종 식당 지도를 공유하며 "(헛걸음) 시간 아끼고 (업장에서) 쫓겨나는 경험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지도 보고 피해다닐 사람들도 있을 텐데 서로 좋은 것 아닌가"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방역으로 편가르기" "미접종 거부 식당 낙인" "자영업자들만 피해 본다" "영업 방해 아니냐" 등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정부는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입장 거부에 대해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중대본 비대면 기자단 설명회에서 "(방역패스는) 미접종자가 감염 전파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가 아니라 미접종자의 감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런 취지를 이해해 미접종자의 입장을 금지하는 것은 가급적 삼가달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 1월3일부터는 방역패스 유효기간 180일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난 7월6일 이전에 2차 접종을 받은 경우 3차 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내년 1월3일 0시부터 방역패스가 일괄 만료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