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각종 논란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겪는 상황 속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은 42.4%였다. 윤 후보는 34.9%로 나타났다. 안 후보는 5%였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의 70.4%가 ‘후보 교체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선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절반인 35.7%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에서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30대가 62.2%로 가장 높았고, 18~29세가 60.4%에 달했다. 50대(57.3%)와 60대(56.5%)도 과반수를 넘겼다.
정치 성향별로 살펴보면, 보수층에서 후보 교체 필요 응답이 67.4%에 달했다. 중도층(58.9%), 진보층(44.7%)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가족 리스크’ 등 제1야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잇따르자,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유권자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야권 단일화 경우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35%가 윤 후보를 택했다. 21.4%는 안 후보를 지지했다. 다자 구도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34.9%, 안 후보 5.0%인 점과 비교하면 격차가 대폭 줄었다.
중도층의 경우 34%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24.7%는 안 후보를 지지했다. 향후 윤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호감도가 높아질 경우, 부동층을 흡수한 안 후보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안 후보를 향한 청년층의 지지세가 강했다. 18~20대에선 윤 후보(25.5%)보다 안 후보(31.6%)를 야권 단일화 후보로 지지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40대에서도 윤 후보(22.2%)와 안 후보(24.1%)의 지지율은 초접전을 벌였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할 경우, 다른 연령대 지지율도 반전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지지율이 3% 안팎을 오가며 주목 받지 못했다. 단일화 여부에 따라 윤 후보에게 유·불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제한적 역할에 그쳤다.
그러나 여야 대선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리 의혹과 가족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지지율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시민 사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24)씨는 “청년이 중시하는 공정 기치가 퇴색된 거대 정당 대선 후보보다는 안 후보가 더 끌린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바란다고 밝힌 직장인 최모(27·여)씨도 “윤 후보보다는 안 후보가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 같다”고 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거대양당 후보들이 워낙 비호감이기 때문에 안 후보가 집중 조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년층이 안 후보를 가장 상식적인 후보로 보는 것”이라며 “안 후보는 지저분한 네거티브판에 들어가는 대신 제대로 된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런 점들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안 후보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경우 야권 단일화 여부가 대선판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가 처음 등장하면서 강조했던 공생개념 등이 현 2030세대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슷하다. 지지율이 올라가는 이유”라며 “부동층이었던 유권자들은 향후 표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지율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안 후보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전략을 짜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83.2%)·유선 전화면접(16.8%)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6.2%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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