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사회적 거리두기 변수로 고려해야”

“오미크론, 사회적 거리두기 변수로 고려해야”

전체 검사 10~20% 대상 오미크론 분석 중

기사승인 2021-12-30 15:26:38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화하고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새로운 변수’로 상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 방안을 고민 중이다.

30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5037명으로, 7000명대를 기록했던 지난달보다 확연히 줄었다. 지난 24일부터 최근 일주일 동안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4일 6233명 △25일 5840명 △26일 5416명 △27일 4205명 △28일 3865명 △29일 5408명 등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의 진단도 ‘확산세 둔화’에서 ‘명확한 감소세’로 나아갔다. 앞서 일일 확진자 수가 6919명으로 집계된 23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확진 규모가 일주일 전과 비교해 확실히 줄어들었다”면서도 “증가세가 둔화하기는 했지만, 감소세 전환 여부는 이번주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후 약 일주일만인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그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유행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고, 감소 경향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행이 잦아들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오미크론 변이가 상황을 악화할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진자를 빠르게 증가시켜 의료대응 체계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전환된 해외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미 적지 않은 국가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가 진행됐다. 우세종화는 다른 변이 바이러스와 비교해 특정 변이종에 감염되는 환자의 비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달 27일 기준 러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8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인도는 67.2%, 영국은 59% 등으로 확진자의 과반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로 집계됐다. 멕시코(46.7%), 싱가포르(44.4%), 미국(40.7%) 역시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가 40%대를 지나쳤다. 

이들 국가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 비율은 모두 3주 만에 급격한 수치변화가 나타났다. 이달 13일 기준 러시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5.1%만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로 파악됐다. 인도는 3.6%, 영국은 9.4%등으로 집계됐다. 멕시코(1.8%), 싱가포르(6.8%), 미국(2.9%)도 낮은 비율을 보였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른 속도로 확산했고, 이에 대응해 각국 정부가 변이를 판별하기 위한 검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감염력이 강한 것으로 보고됐다. 정부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를 대상으로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중증도는 델타 변이 대비 낮지만 빠른 전파력으로 확진자를 급증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형성된 항체의 지속력을 고려하면, 종합적인 위험도는 델타 변이 대비 낮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국내의 상황은 아직까지 안정적이지만, 해외 경향과 동일하게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날 기준 국내 확진자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는 누적 625명이다. 전날 하루 동안 국내감염 26명, 해외유입 41명 등 총 67명이 추가 발생한 수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진자가 확인된 시점은 이달 1일이다.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해 이튿날 확진된 2명과 이들의 지인 1명, 또 다른 나이지리아발 입국자 2명 등 총 5명이 당시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사례의 감염 경로는 해외유입 293명, 국내감염 332명으로, 과반이 국내감염이다. 하지만 국내감염의 대부분은 해외유입 사례가 지역사회로 전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해외유입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현행 입국검역 강화조치는 다음달 7일부터 2월3일까지 4주 더 연장됐다.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한 10일간의 격리 조치도 유지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 11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도 계속된다. 입국 시 지녀야 하는 PCR검사 음성 확인서도 발급일 기준 72시간에서 검사일 기준 72시간으로 인정 기준을 강화했다. 싱가포르와 우리나라 사이에 체결된 ‘트래블 버블’도 당분간 이용할 수 없다.

지역사회 전파를 늦추기 위해 검사 역량도 강화했다. 이날부터 전국 지자체 총 23개 기관, 권역별대응센터 5곳,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18곳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3~4시간 내 판별할 수 있는 PCR 검사 시약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시약은 국내에서 민·관 협력으로 개발됐으며,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해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5개의 주요변이를 한번에 판별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매일 오후 6시에 전국의 오미크론 변이 검사 통계를 집계해 익일 오전에 발표할 계획이다.

대내외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 수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가 외국에서 아주 강한 감염력을 보이고 있어, 오늘 영국에서는 18만명, 프랑스에서는 20만명이 나온 상태”라며 “우리나라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서 (오미크론 변이를) 새로운 변수를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2~3배 높다는 점, 위중증률, 또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치명률 등을 감안해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련하도록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진 중앙방역대책본부 검사분석팀장은 “현재 해외 입국 확진자들에 대해서는 분석 가능한 모든 검체에 대해서 전수를 분석하고 있다”며 “지역 발생에 대해서는 지자체 역량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미분류 집단 사례에 대해서 표본 추출을 해서 전체 확진자 대비 평균적으로는 10~20% 정도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청 본청 및 권역별 대응센터에서 지역 내 발생을 전국 포괄적으로 감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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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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