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국최초 공공어린이 재활병원이 넥슨과의 불편한 업무협약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월 넥슨재단과 어린이재활병원의 명칭을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하는 것과 병원장 임명, 재정 등 병원 운영에서도 넥슨재단과 협의해야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시는 10일 이동한 보건복지국장이 기자브리핑을 갖고 “대전시에서 최초로 건립하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장애어린이를 둔 부모님들의 오랜 숙원이자 당연히 해야 할 사업이었으며, 협약 당시 병원 규모 확대 요청에 따른 지방재정의 부담이 있었던 상황에서 넥슨재단의 100억 원 후원은 지방재정부담과 병원 규모 확대 요청 해결이라는 긍정적 의미가 컸다”고 협약체결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넥슨 명칭사용과 병원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는 입장을 넥슨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전시의 주장만 가지고 100억 원을 기부한 재단과 협의 사항을 번복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시 관계자는 "의회, 시민단체, 언론에서 공공병원에 기업명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견과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받아 사용할 수 없음을 논의했다"고 하며 "병원장 임명 등 인사에 관련해서는 불합리한 내용으로 판단되어 협약 내용에서 제외할 것"을 넥슨 재단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부자로서 운영위원회 참여는 개원 후 병원의 정상적인 운영과 재정적 기여 등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넥슨재단과 업무협약 개정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기부금을 반환하고 시비로 충당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한 시 보건복지국장은 “당시 건립비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기업의 좋은 의미로 협약을 체결하였으나, 그동안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함께해준 시민단체, 의회 등에 소상히 말씀드리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 뜻을 밝혔다. 

소식을 접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위원회’ 한 위원은 "대전시가 넥슨재단과의 계약을 전면 공개하고 공공성을 회복하는 행정을 펼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기부한 기업이라고 운영위원회에 참여한다면 기업의 이윤 추구로 공공성은 멀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447억 원(국비 100억, 시비 247억, 후원 100억)중 대부분을 시비로 충당하고 있으며, 금년 12월 말 개원을 목표로 건립되고 있다. 대전 서구 관저동에 위치하며 지하 2층, 지상 5층, 70병상의 규모로 조성된다.
 
대전=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