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참사 방지법 통과한 날, 또 HDC 붕괴사고

학동참사 방지법 통과한 날, 또 HDC 붕괴사고

고층 아파트 상층부 외벽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 연락두절
시민들 "광주에서만 2번 사고…심각"

기사승인 2022-01-12 06:18:00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광주 화정동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11일 오후 아파트 상층부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 '학동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에서 7개월 만에 발생한 대형 안전사고로, 시공사(HDC현대산업개발)가 같아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사고는 이날 오후 3시47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하던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16개층(23~38층) 외벽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건물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치고 6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아파트 외벽에서 떨어진 잔해물이 인근 주차장을 엎쳐 차량 20여대가 파손되거나 매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목격자 영상들에는 아파트 외벽 일부가 엄청난 분진을 내며 위에서 아래로 무너져 내려지는 아찔한 장면이 담겼다. 누리꾼들은 "추가 인명피해가 없어야 하는데" "충격적이다" "어떻게 저럴 수 있나" "너무 안타깝다" "새로 지어야할 듯" 등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고가 난 아파트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의 원청 시공사이기도 하다. 당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고는 시공 전 하도급업체 건물 철거과정에서 발생했지만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현대산업개발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과 안전부장 등이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했지만 7개월 만에 또 다시 대형 안전사고가 터지면서 부실 관리·감독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 지역 카페와 커뮤니티 등에서는 "현대산업개발로 인해 광주에서만 2번의 사고가 일어났다. 심각하다" "다른 시공사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또 현산이냐" "안 무너진 다른 아파트는 무서워서 어떻게 사느냐"고 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학동 참사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체 공사 현장 점검을 의무화하는 등 학동 참사와 같은 비극을 방지하려고 했지만 같은 날 대규모 붕괴 사고로 그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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