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30·40대의 생명보험 가입률이 감소했다. 보험사들은 MZ세대를 잡기 위해 헬스케어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14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보험사의 신계약 연령분포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형 생명보험 신계약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15.9%로 2010년 대비 12.6%p가 감소했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은 18.5%로 2010년 대비 15.2%p 증가했다. 장기손해보험 계약은 30대가 15.4%를 차지해 8.1%p 줄었다.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은 17.1%로 12.2%p 늘었다.
특히 연금보험, 저축성보험, 종신보험 등 소득이나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 가입이 줄고 있다. 젊은 층의 유입이 줄어든 건 인구 변화와 달라진 사회 문화 때문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망률이 감소하면서 사망보장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면서 “본인이 사망했을 때 유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사망보험을 드는 경우가 많다. 비혼과 저출생 현상으로 이에 대한 필요성 또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간병보험 상품과 건강보장 상품의 수요는 나이와 관계없이 증가세를 보인다. 기대수명이 올라가고, 생활 및 식습관 변화로 인한 만성질환이 늘면서 건강에 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생명보험사들은 건강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건강관리와 노후 대비 등 보장을 확장해 젊은 층의 유입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기존 질병·사망 보장을 넘어 건강관리와 노후 대비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건강자산 캠페인을 시작했다. 1분기 중 건강자산 준비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건강자산 지수 진단 서비스를 선보이고, 건강관리 앱을 연계해 다양한 이벤트와 생활 습관을 점검해볼 수 있는 자가 테스트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젊은층은 사망 보장에 대한 요구가 없으므로 건강관리나 노후 자금으로 어필하려 한다”면서 “젊은 세대의 연금 가입률이 높지 않아 종신이나 건강 상해보험을 연금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MZ세대를 겨냥한 보험 상품으로 헬린이보장보험을 꼽았다.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헬스를 비롯한 스포츠활동에서 발생하는 부상을 보장하는 단기 미니보험이다. 보험료 또한 성별과 관계없이 일시납 9900원(1년만기)으로 부담을 줄였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가입자 대부분이 20·30세대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앞으로 헬스케어나 진입장벽이 낮은 미니보험 라인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사전에 보장받기를 원하는 젊은 층의 요구에 맞게 보험 가입 유지 기간 동안 보상을 주는 방향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보험 상품에 간병인 서비스나 건강 축하금이 그 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질병 발생이나 사고가 적은 젊은 층의 경우 종신보험으로 인한 보장을 당장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서비스 차원으로 유지 중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MZ세대를 유입시키기 위해 단기납종신보험을 선보였다. 보통 종신보험은 해지환급금 100%에 달하려면 20년이 걸린다. 때문에 젊은 세대의 가입률이 낮았다. 이를 5년 납, 7년 납, 10년 납, 12년 납으로 나눠 납부율이 100% 달성하면 보상받는 상품이다. 납부 완료 시점 이후에는 연 복리 확정이율 2.0%도 추가 적립된다. KB생명과 삼성생명도 단기납종신보험을 내놨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