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촉발한 '멸공'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 부회장의 사과 메시지에도 온라인에선 정 부회장의 얼굴을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와 스타벅스 로고에 악의적으로 합성한 사진까지 퍼지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정 부회장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사진으로 스타벅스 로고에 정 부회장의 얼굴이 합성됐으며 일베 이용자임을 뜻하는 특유의 손가락 모양이 합쳐졌다. 하단에는 'ILBE BUGS COFFEE'(일베 벅스 커피)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작성자는 "일베벅스(일베+스타벅스)가서 멸공라떼 한잔해야 하나", "신메뉴 추천한다. '멸공라떼'"라고 적기도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불매운동 가자" "스벅 절대로 가지 않습니다"라며 작성자에 동조했다. 한 누리꾼은 최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멤버들이 SSG 랜더스의 야구 유니폼을 입고 스타벅스 텀블러를 대량으로 구매한 뒤 일베를 뜻하는 손가락 구호로 정 부회장을 응원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멸공과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무슨 관계인가" "비판이 도를 넘었다" "너무 심한 모욕" "범죄급, 불매운동의 명분을 잃게 한다" "직원들만 고생한다" 등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멸공 논란은 지난해 11월 정 부회장이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에도 정 부회장은 멸공 관련 게시물을 올렸는데 지난 8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마트를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하면서 정치권으로 논란이 번졌다.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스타벅스, 이마트 등 신세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퍼지면서 일부 지지자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온라인에선 신세계 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보이콧'과 오히려 더 이용해야 한다는 '바이콧' 운동이 격돌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 부회장은 전날 SNS에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이라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