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동물권 단체에 고발당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동물권 단체 카라가 전날 ‘태종 이방원’ 촬영 책임자를 동물 학대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카라 측은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라 했으나 이는 고의로 이뤄진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인 만큼 촬영장 소품이나 도구가 될 수 없다”면서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학대 사실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커지며 KBS는 ‘태종 이방원’을 이번주 방송을 쉬어가기로 했다. KBS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이번주 방송은 제작 시스템 점검과 재정비를 위해 결방한다”면서 “이후 방송분의 결방 계획은 현재 정해진 게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태종 이방원’은 이성계(김영철) 낙마 장면에서 말이 학대당한 정황이 드러나 문제가 됐다. 논란이 일자 KBS는 “낙마 장면 촬영이 어려운 만큼 제작진은 사고에 대비해 준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도 없었으나, 촬영 후 1주일 뒤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변명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당 부분이 담긴 7회는 KBS 홈페이지와 OTT 플랫폼 등에서 송출 중단됐다.
시청자 비판 역시 쇄도하고 있다. 다수 시청자는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해당 촬영 방법을 비판하며 폐지를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방송 촬영에 투입되는 동물의 안전 보장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은 21일 오후 5시 기준 7만8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배우 고소영, 김효진, 배다해 등 일부 연예인도 SNS에 글을 올려 드라마 속 동물 학대를 비판했다. 이외에도 KBS1 ‘정도전’, KBS2 ‘연모’ 등 과거 사극 속 낙마 장면도 재조명되며 비난 여론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