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심위 상폐 결정 신라젠… 최종 결과는?

기심위 상폐 결정 신라젠… 최종 결과는?

시장위원회에서 최종 상폐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기사승인 2022-01-24 11:20:55
지난 21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신라젠 제공

지난 1년간 개선 기간을 마친 신라젠에 대해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그간 자본시장에서는 자본금 확충 및 최대주주·경영진 전면 교체를 진행한 신라젠의 거래재개를 점치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다소 예상 밖의 결과에 시장과 개인투자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상장폐지 결정 사유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명확히 밝히지 않아 시장의 혼란이 더해졌고 다음날 오후 임상 종료 시점의 불일치로 계획 대비 이행의 수준이 미비하다고 판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더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임상 시기가 계획 대비 수정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경영의 주요 척도인 자본금과 경영진에 대한 개선이 이뤄졌음에 불구하고 업계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변동 사항을 상장폐지의 주요 사안으로 인식한 거래소의 판단에 다소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더군다나 신라젠의 임상 종료 시점이 1년 연기된 사유가 부정적인 이유가 아닌 효과 확인 및 주요 시장 개척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작용했기에 더욱 의구심을 가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있었던 신라젠을 개선 기간 1년 만에 거래를 재개시키기에 부담이 되어 애초에 이번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결정을 뒤로 미뤄 시장위원회로 넘긴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과연 공을 넘겨받은 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 대해 최종 상장폐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까?

최종 상장폐지는 현실적으로 제로에 가까워

시장위원회는 앞서 기업심사위원회와는 다르게 상장폐지 유무 외에 개선 기간 부여 등 총 세 가지의 선택지가 있다. 이 중 상장폐지 결정이 가장 가능성이 떨어진다. 앞서의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폐지 유무만 다루기 때문에 당장 거래재개를 결정하지 못하면 무조건 상장폐지를 심의해야 하는 구조였다. 

게다가 계획 대비 이행 내역을 점검하는 성격의 기업심사위원회와 달리 시장위원회는 기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고려해 결정하는 기구다. 대규모 자본금을 충당하고 과거 문제 된 경영진과 단절된 신라젠에 최종 상장폐지를 부여한다는 것은 무리수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앞서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를 부여한 사유가 다소 석연치 않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만약 신라젠이 최종 상장폐지된다면 신라젠의 최초 거래정지 사유인 전 경영진의 배임 혐의가 상장 이전에 발생한 사안이기에 애초에 이를 지적하지 못하고 상장시킨 한국거래소도 책임론에 휩싸이며 개인 투자자들의 소송이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시장위원회에서 거래 재개로 뒤집히나?

물론 이론상으로 가능하다. 특히나 앞서 기업심사위원회가 문제로 삼은 임상 종료 시점의 1년 연기가 회사의 이익을 고려한 전략적인 수정이라는 부분이 받아들여지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부정적으로 본다. 우선 지금까지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로 결정된 사안이 시장위원회에서 거래재개로 뒤집힌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원인은 시장위원회 인적 구성에 있다. 기업심사위원회 위원 절반이 시장위원회 위원으로 그대로 참여한다. 사법부 재판의 경우 1심과 2심 그리고 3심까지 재판부가 모두 다르지만 거래소의 심사 기구는 대부분 동일한 인력 풀(Pool)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앞서의 결과가 뒤집힐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본인들이 거래 재개가 불가하다고 판단한 건에 대해 4주 뒤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할 수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 전반을 살펴보는 등 심사 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지방법원 판사가 고등법원 판사도 겸하는 구조다 보니 요식행위로 보는 성향이 강하다. 각계각층에서 한국거래소 개혁의 이유로 삼는 이유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상장폐지 가능성은 현실성이 없다고 보나 이미 정해진 수순대로 가고자 하는 인상이 깊다”라며, “한국거래소 측은 최대한 뒤로 미뤄 심사해야 신라젠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를 낮출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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