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KBS가 대책 마련에 나선다.
25일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연대는 전날 KBS와 면담을 갖고 동물 복지 보장 대책에 대한 담론을 나눴다. 연대는 KBS1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 발생한 동물 학대 사건의 의견서와 미디어 속 동물 복지를 위한 지침, 말을 이용한 촬영 시 지켜야 할 규정 등에 대한 자료를 전달했다.
연대는 KBS에 동물을 이용한 방송 촬영 시 주의 사항과 동물을 수용할 시설 및 관리, 촬영 중 관리 지침 등을 제안했다. 이번 의견서는 미국 비영리기구 미국인도주의협회(AHA)의 ‘어떤 동물도 다치지 않았음’(No Animals Were Harmed) 가이드라인과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CPA)의 기준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연대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 방송 가이드라인에 동물 복지 관련 내용 신설 △ 동물단체 등 동물보호 전문가를 포함한 ‘동물촬영윤리위원회’ 구성 △ KBS 시청자위원회에 동물복지 전문가 참여 등을 요구했다.
연대 측은 “KBS 측이 의견 수렴을 거쳐 내부 논의 후 촬영장 동물 복지를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면서 “가이드라인 구성과 촬영장 내 동물 복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 동물자유연대와 협조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KBS는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KBS는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에 투입된 말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져 지탄받았다. 방송 촬영에 투입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게시 나흘 동안 14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드라마에 책임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글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약 6만5000명이 지지를 보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