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덮친 유럽, 일부 국가는 방역 고삐 푼다

오미크론 덮친 유럽, 일부 국가는 방역 고삐 푼다

기사승인 2022-02-02 13:56:48
마스크를 쓰고 핸드볼 경기를 응원하는 노르웨이 관중.   로이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유럽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부 국가들은 방역 고삐를 풀고 있다.

노르웨이의 요나스 가르 스퇴르 총리는 1일(현지시간) 대부분의 방역 제한조치를 해제했다. 식당·주점의 영업시간 제한조치가 즉각 사라졌고, 기존 오후 11시까지였던 주점의 주류 판매 시간제한도 없어졌다. 재택근무 의무도 사라졌다.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할 때 적용되던 10명 인원 제한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스포츠 경기장은 관중 제한이 없어졌다. 확진자를 밀접접촉한 사람도 격리 의무가 해제됐다. 노르웨이를 방문하는 여행객도 입국 시 별다른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스퇴르 총리는 “확진자 수는 늘었지만 입원 환자 수는 줄었다. 백신이 보호해주고 있다”며 “이제는 (코로나19의) 높은 감염위험과 함께 살게 된다. 그렇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유럽 내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방역 문턱을 낮춘 몇몇 국가들의 뒤를 따른 행보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델타의 5분의 1 수준으로 높지 않은 것이 근거다. 실제로 인구 500만 명 수준인 노르웨이는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수만 명에 이르나 입원 환자 수는 하루 수십 명에 그친다.

노르웨이보다 앞서 유럽연합(EU) 국가 중 1호로 방역 조치 해제를 발표한 덴마크는 이날 코로나19를 더는 ‘사회적으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겠다며 아예 모든 방역 규제를 완전히 폐지했다.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패스 제시,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모두 사라졌고 대형행사나 바, 디스코텍에 가는 것도 자유로워졌다.

대중교통이나 상점, 레스토랑 실내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당국은 병원, 건강관리시설, 요양원 등에서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오스트리아도 이날부터 식당과 상점의 영업시간 제한이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로 연장됐다. 오는 12일부터는 일반 상점에 출입할 때 방역 패스 제시 의무도 폐지된다.

오스트리아는 다만 백신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백신 접종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백신 미접종자는 벌금으로 최대 3600유로(약 480만원)를 내야 한다.

핀란드도 이날부터 방역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 이달 안에 대부분 규제를 끝낼 예정이고,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던 네덜란드는 지난달 26일 그동안 지속하던 ‘봉쇄’ 조치를 끝내고 식당과 술집, 박물관 등에 대한 영업을 허용했다. 극장, 공연장, 박물관 등 문화 시설과 축구 경기장도 다시 문을 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방역 완화 조치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덜 심각하다는 이유로 전염을 막는 게 더는 불가능하다거나 필요하지 않다는 등 이야기가 널리 퍼지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사망자가 매우 우려할 만큼 늘어났다. 이 바이러스는 위험하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르웨이의 스퇴르 총리 역시 “팬데믹이 마무리되기 시작한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면서 “다시 방역 정책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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