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곡소리 불구 ‘마이 웨이’… 금융당국 “공매도 허용”

개미들 곡소리 불구 ‘마이 웨이’… 금융당국 “공매도 허용”

공매도, 공매도 엠투엔으로 약 50% 가까운 수익

기사승인 2022-02-04 14:24:49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개미(개인투자자를 의미하는 은어)들의 곡소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공매도 허용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손병두 이사장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매도 전면 허용에 관한 의지를 피력했다.

손 이사장은 “금융당국하고 의견소통이 이뤄져야 하지만 선진자본시장으로 발돋움하려면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이 논의되고 있고, 다른 나라는 코로나 시국에도 제한을 안 했는데 우리만 계속 제한하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재개를 주장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손 이사장은 금융위원회 출신이라는 점에서 금융위원회 편을 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현재 증권시장이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는 점이다.

새해 초부터 국내 증시는 각종 악재에 민감하게 작용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2600선 아래로 무너졌다. 코스닥 역시 지난 25일 800선에 접어들었고 6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상황이다.

1000만 명에 달하는 동학 개미들은 대책 없는 하락에 신음하고 있는데 공매도까지 전면 허용되는 경우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를 돌파하기 위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고, 그 결과 증시가 반등하는데 기적을 체험했던 개미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무차입 공매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무차입 공매도로 의심되는 거래가 발생해도 적발하지 못하고, 적발이 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

선행 조건도 갖추지 않은 상태로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민심을 철저히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거래정지 상황에서도 공매도 잔고 1위를 달리는 신라젠 주주들은 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신라젠 상장폐지는 곧 공매도 세력의 수천억원대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공매도가 가능한 증권사들이 한국거래소 주요 주주로 포진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매도 전면 재개 카드를 꺼내든 금융위원회 고승범 이사장의 처남이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회장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산하 한국투자증권이 한국거래소 주주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주주들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 상장폐지 공시가 나오기 전 기관에서 대규모 시간외 매도 물량이 발생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기심위와 공매도 세력간 모종의 접촉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또 엠투엔이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여파로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약 5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냉담한 반응은 이어지고 있다.

한 신라젠 주주는 “신라젠이 상장폐지가 되면 공매도는 상환할 물량이 없어 고스란히 수천억원대 수익을 얻는다”면서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부활을 전면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관점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한편,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공매도 전면 재개는 거래소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금융당국과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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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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