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은 경영진, 책임은 노동자”…삼성웰스토리에 무슨 일이

“잘못은 경영진, 책임은 노동자”…삼성웰스토리에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22-02-04 18:25:38
삼성웰스토리 성과급 미지급 사태 해결 촉구 집회    쿠키뉴스

“사측은 지난해 공정위에 과징금 960억을 내서 성과급 지급 여력이 없다고 말하는데,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모회사인 삼성물산은 꼬박꼬박 배당금을 가져가면서 경영책임을 회피한 채 과징금은 아래에 떠넘기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노동자들이 사측의 성과인센티브(OPI) 미지급 방침에 연일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된 960억원의 과징금 부과 때문에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노동자들은 “경영진의 책임을 노동자에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노동조합과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은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성웰스토리 본사 앞에서 ‘삼성웰스토리 성과급 미지급 사태 해결 촉구’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13년 삼성물산의 FC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만든 급식 및 식자재공급 회사다. 삼성계열사의 모든 급식을 도맡아 운영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왔다. 

앞서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를 일감 몰아주기로 봤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 삼성 측이 미래전략실 주도로 급식 관련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을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을 보장했다며 삼성전자 등 5개사에 과징금 총 2349억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사별 과징금은 삼성전자 1012억1700만원, 삼성웰스토리 959억73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이었다. 

삼성웰스토리는 과징금 부과의 여파로 성과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징금 처분으로 성과급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그동안 삼성웰스토리는 실적에 따라 연봉의 3~13% 수준의 연말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공시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익은 전년보다 4.7% 증가한 528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5.9%, 2.8% 증가한 5720억원, 5730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4분기에는 과징금 960억원이 손해로 잡힐 경우 영업익은 마이너스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노조는 경영진의 실책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삼성’ 타이틀을 달아 고액연봉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다르다고도 설명했다. 

이진헌 삼성웰스토리노조 위원장은 “왜 경영진의 책임을 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에 떠 넘기느냐”라며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하는데, 과징금 때문에 성과금을 못 준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초봉이 2000만원 대고, 인봉 인상률은 2%에 그친다. 10년을 근무해도 월 250만원을 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최저시급도 못 미치는 급여에 성과급의 의미가 무엇보다 크다"라고 설명했다.

모회사인 삼성물산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6년간 3358억원의 배당금을 모회사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 이재용 부회장에 바쳐왔다”며 “배당금은 꼬박꼬박 가져가면서 경영책임을 회피한 채 과징금은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노조는 삼성웰스토리 노동자들의 성과인센티브를 즉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자에 책임을 떠넘기는 지금의 상황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정당한 노동의 댓가인 성과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는 사측에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