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순항하던 DL 주식회사(옛 대림산업)가 검찰 기소에 발목이 잡혔다. DL은 3년간 1300회에 걸쳐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고진원)는 DL주식회사를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DL은 재계 순위 19위인 DL 그룹 지주회사다. DL 그룹은 대림산업이 지난해 DL, DL이앤씨, DL케미칼 등 3사로 분할되면서 출범했다. 지주사 체제 출범 첫해 DL은 연결기준 매출액 2조3829억원, 영업이익 2241억원 잠정실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범을 알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2%, 88% 증가한 호실적이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DL이앤씨는 연결기준 매출 7조6287억원, 영업이익 9567억원의 잠정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해 경영 목표로 연결기준 매출 7조8000억원, 영업이익 83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은 목표 대비 98%, 영업이익은 1267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

DL은 지주사 전환 후 첫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검찰 기소로 빛을 바랬다. 과거 하도급 업체의 이자를 떼먹고, 하도급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향이다.  

검찰에 따르면 DL은 2015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총 1300여 회에 걸쳐 법정기한 내 하도급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대금 지급기일 등 계약서 법정기재 사항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5년 10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총 55회에 걸쳐 원도급계약 대금이 증액됐음에도 추가 하도급대금 8900만원을 증액하지 않거나 법정기한이 지나 증액 대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미지급한 혐의도 있다.

여기에 2015년 5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총 640여 회에 걸쳐 법정기한이 지나 선급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 1억 2000만원을 지급하지 않거나 어음대체수단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제하면서 법정 수수료 7900만원을 미지급한 혐의도 더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8월 DL이 수백 개 중소기업에 제조와 건설 위탁을 하며 하도급 대금과 선급금 지연이자 등을 주지 않고 계약서 등을 제때 발급하지 않았다며 과징금 7억3500만원을 부과했다.

이듬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공정위에 DL 고발을 요청했고, 공정위가 DL을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DL 관계자는 “과거 공정위에서 지적된 부분은 현재 모두 개선 조치가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