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하고 결합하고… 스포츠 예능의 진화

확장하고 결합하고… 스포츠 예능의 진화

기사승인 2022-02-17 06:00:37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캡처.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다. 연예인의 스포츠 도전기를 넘어 다양한 포맷으로 진화하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시작은 JTBC ‘뭉쳐야 찬다’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열었다. ‘뭉쳐야 찬다’는 여러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이 조기축구회를 결성해 아마추어 축구팀과 대결을 벌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야구, 농구, 씨름 등 각자 운동 분야에서 전설로 꼽히는 선수들이 축구에 도전하는 형식은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줬다. 인기를 얻으며 시즌2까지 연이어 제작됐다. 지난해 스포츠 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여자 축구를 주제로 출연자들의 열정과 성장을 담아내 신드롬을 일으켰다. 여기에 SBS, JTBC, TV조선, MBN, MBC에브리원 등 여러 방송사가 골프 예능을 선보이며 열기를 이어갔다.

스포츠 예능은 변화와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종목이 다양해지고 가족 예능과 결합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나오고 있다. tvN은 연예인의 배드민턴 도전기를 다룬 ‘라켓보이즈’에 이어 신규 예능 ‘올 탁구나!’를 지난 14일 선보였다. 배드민턴과 탁구 등 대중적인 종목을 소재로 삼아 공감대를 더하는 모습이다. ‘올 탁구나!’는 연예계 숨은 탁구 고수들이 진정한 팀으로 거듭나는 내용을 그린다. 방송인 강호동, 은지원, 이진호와 배우 박은석, 이태환, 그룹 위너 강승윤, 야구선수 출신 정근우 등이 선수로 출연하며 전 국가대표 탁구선수 유승민이 감독을 맡았다. JTBC는 새 농구예능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를 지난 15일 첫 방송했다.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여성 연예인들의 생활체육 도전기다. 송은이, 장도연, 박선영, 허니제이, 임수향, 옥자연, 별 등이 농구선수 출신 문경은과 현주엽의 지도 하에 농구 훈련에 돌입한다. MBC는 컬링을 소재로 한 특집 예능 ‘컬링퀸즈’를 지난달 설 특집으로 방영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MBN ‘국대는 국대다’에 출연한 전 국가대표 탁구선수 현정화.

전 국가대표 등 스포츠 스타들이 등장하는 예능들도 여럿 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MBN ‘국대는 국대다’는 은퇴한 선수들이 다시 훈련해 현역 선수와 여러 종목으로 대결을 펼치는 내용을 그렸다. 지난 방송에는 전 탁구선수 현정화가 출연해 과거 제자이자 현역 국가대표 서효원과 자웅을 겨뤘다. 익숙한 스포츠 스타의 도전이 입소문을 타며 1회 3.2%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2회 5.5%로 치솟았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KBS와 채널A는 기존 스포츠 예능에 가족 이야기를 더해 범위를 넓혔다. KBS2 ‘우리끼리 작전타임’은 대를 이어 스포츠 선수로 살아가는 가족들의 일상과 고충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야구선수 출신 이종범-이정후 부자와 체조선수 출신 여홍철-여서정 부녀, 탁구선수 출신 유남규-유예린 부녀가 출연한다. 채널A ‘슈퍼 DNA 피는 못 속여’는 운동선수 부모와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자녀들의 관계를 조명한다. 전 축구선수 이동국·조원희와 전 테니스선수 이형택, 전 야구선수 김병현, 전 펜싱선수 남현희 등이 자녀들과의 일상과 교육법 등을 공개하고 있다. 

방송계가 스포츠 예능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다수 관계자는 스포츠에 대한 수요가 예능으로 이어진 것으로 봤다. 한 방송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최근 단체 활동이 어려워져 예능으로 대리만족하려는 욕구가 있지 않나 싶다”면서 “팀플레이에서 나오는 재미와 감동도 스포츠 예능의 강점”이라고 짚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출연진이 보여주는 진정성과 열정, 시청자들의 지지와 공감이 고정 시청층 확보로도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찰 예능 중심이었던 트렌드가 호감과 인지도를 두루 갖춘 스포츠 스타들로 옮겨갔다”면서 “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차별화하려는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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