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17일 은행업종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안정 위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돈 풀기 정책, 작년 하반기 유동성 축소 정책 등은 은행 지주가 작년 역대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나 2022년에는 은행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총 14조542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34.4%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서 연구원은 “글로벌시장 변동성 증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금융 불안정성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가 은행에 자발적 채무 재조정 등을 요구하며 일정 수준 손실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당국은 향후 금융 불안정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데, 현재 0.4%인 충당금 수준을 0.8%로 높이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평균 추가 비용이 1조원 내외에 달해 올해 배당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은행업종의 최근 3개월 상대 수익률은 15.2%로, 어려운 증시 여건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해 주가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희석됐다”며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침체 영향으로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은행업종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