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진입을 공식적으로 명령했다. 외신들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 큰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NBC·CNN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평화 유지 진입을 명령했다.
푸틴 대통령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독립 국가로 승인하는 법령에 공식 서명한 이후 나온 조치다.
이 두 지역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자칭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상대로 무장 독립 투쟁을 해온 곳이다.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에 대한 독립을 공식 승인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분리주의 공화국 반군에 공개적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파병 규모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언제 넘을 것인지, 구체적인 임무 활동 등은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푸틴의 러시아군 진입 명령으로 서방에서 “큰 전쟁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하면서, 현재 추진되던 미·러 정상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NBC도 “푸틴 대통령이 두 개의 분리 지역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긴장이 고조된 날 나온 러시아군 진입 명령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돈바스 분리주의 공화국을 독립 국가로 인정한 결정을 두고 "민스크 협정에 따른 러시아의 약속을 완전히 거부한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러시아가 주장하는 외교와 모순되며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네츠크, 루간스크 지역에 대한 미국의 모든 신규 투자와 무역 및 자금 조달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