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은 28일 대우건설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딜클로징(거래종결)에 나선다. 이는 중흥 중심의 새로운 대우건설 이사회가 꾸려진다는 의미다. 중흥은 인수 작업 마무리와 동시에 대우건설을 국내 1등 건설사로 재건하고, 이를 통해 초일류 건설그룹으로 도약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새 이사회에는 대우건설 대표이사로 내정된 백정완 주택사업본부장(전무)와 사외이사로 추천된 김재웅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윤광림 에이치산업 대표,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합류한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이들의 선임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어렵게 찍는 대우건설 인수 마침표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KDB산업은행(KDB인베스트먼트제1호)이 보유하던 대우건설 지분(50.75%)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마무리 작업을 진행해 왔다. 다만 중흥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먼저 중흥의 대우건설 이사회 구성이 당초 계획에서 벗어났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중흥그룹 부사장의 대우건설 합류가 불발된 영향이다. 중흥은 그동안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해온 김 부사장을 대우건설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불승인 판정이 나와 좌초됐다.
김 부사장은 공군 제19전투비행단장,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 등을 지낸 뒤 2020년 공군 준장으로 퇴직한 인물이다. 중흥은 김 부사장의 대우건설 이사회 진입이 불발되자 이인석 변호사를 추가로 사외이사에 추천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과의 협상도 중흥의 난제였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해 6월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중흥은 지난해 10월부터 노조를 만나 협상을 진행해 왔다. 중흥이 대우건설 독립경영 및 자율경영체제를 보장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올해 초 노조가 합의 내용을 문서화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갈등은 재점화됐다. 결국 중흥이 협약서를 작성해 주면서 끝내 노조 설득에 성공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는 그나마 순탄하게 해결됐다. 공정위는 시장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회사의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있다. 심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심사 건 등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 24일 “종합건설업 시장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에서 본 건 결합은 건설업계에 새로운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결합을 승인했다.
1등 건설사 재건 나서는 대우건설
중흥그룹과 한 가족이 된 대우건설은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대한민국 1등 건설사로서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의 최근 실적은 이런 1등 건설사 재건에 청신호를 울린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7383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잠정)을 기록했다. 매출도 8조6852억원을 기록하며 1년전보다 6.7% 성장했다. 대우건설의 호실적은 국내 건축 사업이 견인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2만8344가구를 공급하며, 3년 연속(2019~2021년) 국내 주택공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해외 사업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해외 신규 수주액은 1조1274억원으로 전년(5조7058억원) 대비 80.2% 감소했다. 목표치인 2조4000억원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올해 해외 사업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기본을 중심으로 한 핵심역량 강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신성장동력 확충에 전사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며 “새로운 대주주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대한민국 1등 건설사로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흥은 도약에 나선 대우건설을 위해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주택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는 한편 해외 사업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토목, 플랜트,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 다각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대우건설과 중흥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들겠다는 것이 중흥의 목표다.
대우건설 인수를 제2의 창업으로 선언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