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주거·부동산 공약을 두고 ‘부실·불안·모호하다’는 시민단체들의 평가가 나왔다.
23일 집걱정끝장! 대선주거권네트워크(집걱정끝장넷)과 불평등끝장 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불평등끝장넷)는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대선 후보들의 주거·부동산 공약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대선 후보들의 주거·부동산 정책과 공약을 9개 평가기준에 따라 진행됐다. 주거 관련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공약평가단이 한달여 기간동안 후보들의 공약뿐만 아니라 캠프에서 발표한 정책과 각 후보 캠프에 발송한 정책 질의서를 바탕으로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먼저 시민단체들은 이재명 후보의 주거정책에 대해 “공공주택의 공급 의지는 강하지만 주거복지 공약이 거의 없거나 구체적이지 않고, 국토보유세 정책은 자산불평등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 주택감세 공약, 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 공약, 생애최초 주택 취득자 LTV 확대 공약 등은 주택투기와 가격 앙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후보의 주거정책에 대해서는 “주택 소유자 세부담 완화와 주택공급 규제완화에 치우쳐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주택 가격을 불안정하게 할 개연성이 있으며, 4명의 후보 중 공공임대주택 공급목표가 가장 낮고, 주택세입자에게 가장 불리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상정 후보의 주거정책에 대해서는 “200만호 공공주택 공급 등 부담가능한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 의지가 높고, 계속 거주권 보장, 주거수당 도입, 최저주거기준 상향 등 세입자 친화적인 주택임대차 정책을 제시했으며, 토지공개념에 입각한 토지세금 개혁,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보유세 강화 등 진보·개혁적인 정책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안철수 후보의 주거 정책에 대해서는 “주택공급 250만호 외 나머지 정책은 기본적인 방향만 제시하여 대부분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평가 위원으로 활동한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 등이 제시되지 않아 구체성이 부족하다”며 “특히 윤석열 후보는 비정상 거처 거주자의 완전 해소를 공약하면서 문재인 정부보다 더 적은 공공임대주택 50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퇴행적인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3명의 후보 모두 주거복지 정책의 구체성이 낮고 부실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참여연대 이강훈 변호사는 “풍부한 유동성 자금과 저금리로 인한 주택가격 급등이 심각한 자산 불평등 현상을 낳고 있음에도 거대 양당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토지·주택의 감세,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LTV 등 금융 규제 완화 등의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