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호 대신 ‘빵빵빵’… 이색 유세에 시민들 “콘서트 같다”

이재명 연호 대신 ‘빵빵빵’… 이색 유세에 시민들 “콘서트 같다”

파주서 ‘드라이브 인’ 유세 첫선
이재명 “차 안에서 유세 보는 것도 재밌을 것”
시민들 “요즘 시국에 맞는 유세… 일 잘하는 후보답다”

기사승인 2022-02-26 17:14: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파주 평화누리캠핑장 옆 평화주차장에서 ‘드라이브 인(Drive-in)’ 유세를 선보였다.   사진=임형택 기자

“경적 한 번 울려주세요. 이재명은 합니다. (빵빵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말에 유세 현장이 자동차 경적 소리로 가득 찼다. 이 후보가 한국 정치사 최초 ‘드라이브 인(Drive-in)’ 유세 첫 선을 보였다.

이 후보는 26일 파주 평화누리캠핑장 옆 평화주차장 유세에서 “어릴 때 로망 중 하나가 자동차 극장에 가는 거였는데 아직 한 번도 못 가봤다”면서 “차를 타고 영화를 보는 것도 재밌지만 유세를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는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자동차 극장처럼 후보가 야외에서 유세를 하면 이를 유권자들이 차 안에서 듣는 형식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드라이브인 유세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활용한 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고안한 유세 방식이다.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추운 날씨와 코로나19 상황 등 유세장에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었던 가족 단위 지지자들을 위한 기획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이 26일 파주 평화누리캠핑장 옆 평화주차장 유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날 유세 장소에는 주최측 추산, 800여대의 차량이 입장했다. 차량에 민주당 상징 색깔인 파란색 풍선을 달거나 이 후보의 선거 포스터를 붙여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또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등 이 후보의 공약을 붙인 차량도 있었다.

새로운 유세 방식인 만큼 색다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후보 연설에 앞서 사회를 맡은 한준호 수행실장이 “대답으로 ‘네’는 클랙슨 한 번, ‘아니요’는 두 번을 울리자”며 미리 구호를 맞췄다. 이 후보 연설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깜빡이를 켜거나 박수 대신 ‘빵빵빵’ 경적을 울리면서 호응했다.

이곳에서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처음 보는 유세 방식에 “역시 이재명”이라며 치켜세웠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위기 상황인 만큼 일을 잘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주에 사는 40대 이모씨는 “지나가는 길에 아들과 함께 이 후보를 보러 왔다”며 “신선한 시도 같아 보인다”고 했다. 또한 “다른 후보들도 훌륭하겠지만 코로나19 등 위기인 상황에서 이 후보는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해봤기 때문에 훨씬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26일 파주 평화누리캠핑장 옆 평화주차장 유세현장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고 밝힌 윤모씨(21세)도 유세 방식에 대해 “요즘 코로나19 시국에 맞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시설 철거 협상을 하는 영상을 보고 이 후보의 엄청난 팬이 됐다”며 “공약하면 실행하는 모습,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보며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파주에서 가까운 일산에서 왔다는 30대 김모씨는 “집 가까운 곳에 이 후보가 왔다길래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음악 예능에서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콘서트하는 것을 본 적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콘서트를 못 갔는데 여기 오니 비슷한 느낌이 난다. 일 잘하는 이 후보다운 참신한 시도”라고 호평했다.

우연히 이곳을 찾은 시민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60대 박모씨는 “아들 운전연습 삼아 가족들끼리 임진각으로 놀러왔다가 차들이 많이 모여 있길래 한 번 와봤다. 드라이브 인 유세 방식을 보니 신기하다”면서 “성남시장 때부터 이 후보를 지지했다. 무엇보다 일을 잘하고 전투력이 있어서 좋다”고 했다.

파주=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