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공급을 목표로 국제기구와 함께 개발중인 장티푸스 접합백신의 임상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게재됐다.
28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 개발중인 장티푸스 백신 후보물질 ‘NBP618’의 부스터샷(2차 접종) 임상 2상 결과가 국제 학술지 ‘npj(nature partner journal) Vaccine’ 온라인 1월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npj Vaccine은 국제적인 과학 저널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로 백신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다.
이번에 게재된 임상 결과는 생후 6~23개월 영유아 대상 부스터샷 접종 시 면역 효과에 대한 데이터로, 이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 필리핀 마닐라 열대의학연구소(RITM)가 공동 진행한 NBP618 임상 2상 연구의 일환이다. 그동안 5세 미만 영유아에선 장티푸스 백신의 접종 효과 등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IVI의 버크네 틸라훈 타데사(Birkneh Tilahun Tadesse)박사 연구팀이 생후 6개월~23개월 영유아 285명을 대상으로 NBP618 부스터샷 접종 후 면역 효과를 분석한 결과 1차 접종을 마친 27.5개월 뒤 부스터샷을 접종했을 때, 접종전보다 체내 항체가가 약 64배로 증가하며 강력한 면역 반응이 유도된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가 장티푸스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중대한 진전이라고 분석한다. IVI에 따르면 장티푸스 감염의 절반 이상이 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만큼, 장티푸스 접합백신의 영유아 효과를 조사한 이번 연구는 향후 장티푸스가 주로 발생하는 국가들의 저연령층 아이들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12월에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란셋(The Lancet)의 자매지인 란셋 감염병 저널(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생후 6개월 이상 4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 18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NBP618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게재되기도 했다. 해당 임상 결과에 따르면 NBP618은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한 기존 장티푸스 접합백신과 동등한 면역원성을 유도했다. 또 임상을 진행한 전 연령층에서 접종 후 특별한 부작용이 유발되지 않아 안전성을 입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와 같은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NBP618의 수출용 품목허가를 신청 완료한 바 있으며, 향후 NBP618이 개발도상국 등에서 활발히 사용될 수 있도록 WHO PQ 인증 획득에도 나설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장티푸스 백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2억6281만 달러(한화 약 3141억원)에서 연평균 9.3%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7년까지 5억2532만 달러(약 6296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WHO(세계보건기구)의 예방접종전략 전문가 자문그룹(SAGE)이 장티푸스 발생 지역 내 장티푸스 백신 사용을 권장하고,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지원 대상 백신에 장티푸스 백신을 포함한 바 있어 향후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NBP618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가 접합백신 생산기술을 적용해 개발중인 장티푸스 백신이다. 접합백신 기술은 장티푸스균의 다당류를 디프테리아 독소와 같은 운반단백질에 접합한 형태로, 폐렴구균백신 등에 지금까지 활용되어 온 플랫폼 기술이다. 또한 만 5세 미만에서는 효과가 없는 기존 경구용 생백신이나 다당류 백신과 달리, 접합백신은 생후 6개월~만 2세 영유아에서도 접종 가능하다. BMGF(빌&멜린다게이츠재단)은 NBP618의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함께 하며 약 2560만 달러(약 306억원)의 연구비를 IVI를 통해 지원하기도 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NBP618은 글로벌 임상을 통해 성인 뿐 아니라 감염에 특히 취약한 5세 미만 영유아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장티푸스로 고통받는 국가들에 훌륭한 대책이 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글로벌 기구들과 지속적으로 공조하며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을 예방해 백신 기업으로서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BMGF, IVI 뿐 아니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국제에이즈백신추진본부(IAVI),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 등 국제 기구 및 연구기관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CEPI의 지원을 받아 IPD와 공동 개발 중인 합성항원 코로나19백신 ‘GBP510’은 임상 3상과 국내 부스터샷 임상을 진행중이며, 동일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 및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 등과 그에 관련한 변이주가 포함된 사베코 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 항원으로 하는 범용 백신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글로벌 기구인 PATH와 공동 개발 중인 소아장염백신이 임상 3상에 진입해 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