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안는 이재명, 선 긋는 심상정…통합 정치 ‘동상이몽’

끌어안는 이재명, 선 긋는 심상정…통합 정치 ‘동상이몽’

이재명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당, 정치체제 만들자”
심상정 “큰 당이 작은 당을 발밑에 꿇리는 것이 통합 정치인가”

기사승인 2022-03-05 07:49:2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인근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인근을 찾아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통합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지세력 확장을 노렸지만,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같은 시간 펼쳐진 대전 유세에서 이 후보의 통합 정치를 전면 반박했다.

앞서 광진구에 도착한 이 후보는 경제와 부동산 정책을 중심으로 표심을 호소했다. 특히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고, 행정도 해본 사람이 하는 것이다”고 말하며 자신의 정치 경력을 근거로 정책 추진력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연설 막바지에 통합 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국이) 딱 한 개 부족한 게 있다. 바로 정치이다”고 주장하며 “영남에는 특정 정당이, 호남에는 특정 정당이, 그리고 수도권에는 기초 의원을 두 명씩만 뽑아 공천받으면 100% 당선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정치가 왜곡된 이유”라 꼬집고 “양당, 두 당밖에 없으니까 제3의 선택이 불가능해서 국민들은 진짜 둘 다 마음에 안 드는데 제3의 선택을 할 수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시간, 심 후보도 대전 유세에 나서 거대 양당 주도 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대전은 영호남 지역주의 양당 독점 정치를 반대하면서 늘 중심을 잡아왔다”고 언급하며 “낡은 독점 정치는 그 자체가 민주주의 퇴행이고 수많은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심 후보는 책임의 화살을 이 후보를 포함한 거대 양당 후보에게 겨눴다. 그는 “양당 사이에 심상정 하나 남았다”며 “많은 거대 양당 후보들이 통합 정치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이것저것 가차 없이 다 말아먹는 정치, 이거 통합 정치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 북문 앞에서 선거 유세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후보는 심 후보가 개인 유세에서 줄곧 주장했던 다당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당, 정치체제 만들자”고 주장하며 “다당제 만들자. 투표한 만큼 비례한 것을 주자. 정치 교체를 해가지고 진짜 세상을 바꿔서 우리 국민들을 위해 정치가 복무하는 진짜 정치 한번 해보자는 게 이재명의 꿈”이라 힘줘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우리가 가진 지혜와 역량 좋은 인재를 여야 진영 가리지 않고 쓴다, 좋은 정책이면 김대중 박정희 정책 가리지 않고 쓴다, 이런 대원칙에 따라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국민 내각 만들고 국민 통합 정부 만드는 것”을 강조했다. 

반면 심 후보는 이 후보의 ‘대원칙’을 강하게 지적했다. 심 후보는 대전 유세에서 “영남 가면 박정희 얘기하고, 호남 가서는 김대중 이야기하고, 어제 한 말 다르고 오늘 한 말 다르고 또 기업주 앞에 가서 하는 말, 노동자 앞에 가서 하는 말 다른 이런 기회주의적인 여당으로 통합 정치할 수 있느냐”고 비판하며 민주당과의 선을 확실히 그었다.

또한 “선거 앞두고 권력 잡겠다고 큰 당이 작은 당을 발밑에 꿇리는 것이 통합 정치인가”라고 지적하며 “그동안 정치가 배제했던 수많은 시민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진정한 통합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통합 정치 담론을 두고 이 후보와 심 후보는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심 후보 지지층을 포함한 모든 진보 진영을 아우르고자 했지만, 심 후보는 현 민주당 정권과 확실히 선을 그었다. “양당 사이에 심상정 하나 남았다”는 심 후보 본인의 주장처럼, 유일한 제3지대의 대선 주자로서 소신을 지킬 수 있을지 유권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지원 인턴기자 sean2237@kukinews.com
김지원 기자
sean2237@kukinews.com
김지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