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SK에코플랜트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SK에코플랜트는 21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중 주관사단을 최종 선정하고, 내년 하반기 상장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조성옥 SK에코플랜트 Corp. Strategy 센터장은 “2023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에 착수하며 IPO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며, “규모의 경제 전략에 따라 다수의 환경기업 M&A를 성사시키며 이미 국내 최대 환경사업자 위상을 확보했고 수소연료전지·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기 때문에 2023년에는 기업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상장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작업을 펼쳐왔다. 특히 전통적인 건설기업에서 환경기업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왔다. 건설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사업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영향이다.
먼저 지난 2020년 국내 초대형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인수했다. 이어 볼트온 전략에 따라 총 6곳의 환경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국내 수처리 1위, 사업장폐기물 소각 1위, 의료폐기물 소각 2위, 폐기물 매립 3위 등 선도적인 환경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했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세계 최다 거점을 보유한 글로벌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선도기업인 테스(TES)를 인수하며 글로벌 IT기기 및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에 진출했다. 소각·매립 등 기존 폐기물 관리(Waste Management)에서 더 나아가 폐기물 제로화(Waste Zero)를 추구하는 리사이클링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사업, RE100 사업, 해상풍력 사업, 태양광 사업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며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베트남 현지기업 나미솔라(Nami Solar)와 손잡고 베트남 지붕태양광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를 통해 기업가치 10조 환경기업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조 센터장은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SK그룹의 ESG 경영 대표기업으로 본격 상장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대내외 금융시장을 고려해 효율적인 IPO 전략을 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며 “성공적인 IPO를 통해 국내 및 아시아 1위를 넘어 글로벌 환경사업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환경사업 확장에도 여전히 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인 건설업의 악화된 투자심리는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1월 현대엔지니어링은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건설업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악재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1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순유입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18억 6000만 달러(약 2조 2363억원) 순유출로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평가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SK에코플랜트의 테스 인수를 두고 “재무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같은 우려에 “신용등급,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개선에도 각별한 주의를 쏟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의 실적 성장세가 본격화되면서 회사 영업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