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용산 이전을 선언했다. 상인들은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사라진 이후의 효자동은 타격이 심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일부 상인들은 깊은 한숨과 허탈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22일 효자동에서 자영업을 운영하는 상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방문한 모든 곳에서 생존권 문제를 두고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효자동 소재 프랜차이즈 편의점 점주 A씨는 깊은 한숨과 함께 눈을 비비며 말을 꺼냈다. 그는 “청와대 이전 이야기가 나올 때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줄 알았다”며 “용산으로 이전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이전한다는 의미는 청와대 근무자들도 다 간다는 의미 아니냐”며 “경찰, 경비단, 근무자들이 다 사라지면 매출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재개발 이야기가 있지만, 청와대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고도 제한이 풀릴 것도 아니라고 본다”며 “즉각 생존 문제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비대 자리에 진명여고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분노했다.
인근 카페 사장도 표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장 B씨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순간 말문이 막힌 듯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 B씨는 “청와대 근무자들이 점심시간 많이 방문한다”며 “점심 매출이 중요한데 가게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냐”고 말했다.
이어 “거주자 중 태반이 청와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 사라지게 된다”며 “고작해야 2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냐”고 울먹였다.
그는 “실거주민들은 나이가 많은 분들이고 많지도 않다”며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앞길이 막막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을 운영하는 C씨는 이마를 짚으며 연신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는 “부동산에 주민들이 이야기하러 오기도 한다”며 “오는 주민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또 “효자동 주민 중 일부는 ‘풍수지리설’ 때문에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했다”며 “갑작스레 광화문도 아닌 용산을 고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상권을 분석하면 청와대 관계자들과 이들을 만나러 오는 사람들이 주력 소비층”이라며 “이들이 사라지면 주 소비층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C씨는 한숨을 쉬며 부동산도 피해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이동이나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효자동에 거주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아 임대 사업이 활발했다”며 “이젠 그렇지 않기 때문에 중개비 부분에서도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