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완치 미소’에 지지자들 “가여운 분” 눈물

박근혜 ‘완치 미소’에 지지자들 “가여운 분” 눈물

아침 일찍부터 지지자들로 북새통
김기춘·황교안·조윤선·최경환 등 朴정부 핵심 인사들 모습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대구 사저로

기사승인 2022-03-24 11:16:32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퇴원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한 24일.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쏟아냈다. 친박계 인사들도 대거 마중나와 박 전 대통령을 반겼다. 

박 전 대통령 퇴원이 예고된 이날 삼성서울병원 인근에는 지지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쌀쌀한 날씨에도 손에서 태극기를 놓지 않았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님 힘내라”라며 문재인 정부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전국 각지에서 온 화환 행렬도 끝없이 이어졌다. 대다수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바라는 문구가 담겼다.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현수막도 눈길을 끌었다. “거짓탄핵으로 진실을 밝혀 정의를 되찾자”, “파면선거 무효 선언”, “대한민국 진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님을 다시 모시다” 등이 적혔다.
24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최은희 기자

박 전 대통령의 퇴원 시간이 다가오자 친박계 인사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유정복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민경욱 전 의원 등이다.

현역 국민의힘 정치인 중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 윤주경 의원이 참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취재진들과 만나 “저는 박 전 대통령과 정치생활도 오래 했고 임기 후반기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보좌했던 사람이기에 당연히 나와 마중하는 게 인간된 도리라 생각했다”며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명예회복을 위해 도울 생각”이라 말했다.

이어 “박근혜 청와대에서 그를 모셨던 보좌진들끼리 한 번 빠른 시일 내에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것”이라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퇴원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오전 8시30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휠체어 등의 도움 없이 스스로 병원문을 걸어 나왔다. 병원 앞에 모인 수많은 인파를 보며 밝게 웃음 짓기도 했다. 마스크를 쓴 상태였지만 눈가에 미소가 서려있었다. 옆자리는 유영하 변호사가 지켰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재진들에게 짧은 인사말을 전하는 동안에도 지지자들의 환호성은 끊이지 않았다. 일부는 태극기를 흔들며 “고생했다”, “사랑한다” 등의 응원을 쏟아냈다. 

박 전 대통령은 2분여 만에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차량이 떠난 후에도 박 전 대통령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이어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현장에 나온 정치인들을 향해 “배신자들”이라며 욕설과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60대 남성은 “박 전 대통령 얼굴이 많이 핼쑥해졌다. 너무 가엽다”라며 “고생 많이 하셨으니 앞으로는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최은희 기자

지지 물결은 박 전 대통령이 퇴원 직후 찾은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서도 이어졌다. 일찍이 수십 명의 지지자들이 진을 친 상태였다. “박근혜 대통령 건강하십시오” 등 피켓을 든 이들도 여러 명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오전 9시쯤 모습을 드러내자 격한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미소를 보인 후 묘소로 향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 전 대통령은 부모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에서 5분 가량의 헌화와 묵념 시간을 포함해 총 8분 가량을 머물렀다. 이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마련된 자택으로 출발했다. 박 전 대통령이 달성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물론 앞으로도 대통령 경호처가 신변 안전을 책임진다. 이곳에서 정식 대국민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사진=박효상 기자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 치료를 받아왔다.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회복해 의료진의 퇴원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제 20대 3.9대선을 앞두고 지난 5일 병원 인근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7년 3월31일 국정 농단으로 구속됐다. 수감 중이던 그는 지난해 11월 건강 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12월24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이 결정됐다. 박 전 대통령은 12월31일 0시 법무부로부터 사면증을 교부받고 약 4년 9개월 만(1737일)에 석방됐다. 다만 석방 이후에도 건강 문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박전 대통령은 사면 당시 유 변호사를 통해 “먼저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신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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