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4연임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이례적으로 4연임에 성공한 배경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25일 오전 10시 그랑서울 타워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임 부회장은 이번 연임으로 2025년까지 임기를 보장 받으며 건설업계 최장수 CEO(최고경영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의 연임은 과거 GS건설의 실적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한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높은 신뢰와 향후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 부회장은 GS건설이 2013년 1분기 53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에서 LG회장실 상임변호사, GS홀딩스 사업지원팀장 부사장, GS경영지원팀장 부사장 등을 거친 임 부회장은 비건설 전문가임에도 GS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그해 6월 경영권을 잡았다.
이후 그는 저가수주 문제가 제기된 해외시장 비중을 줄이고 내수시장의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GS건설의 재도약을 이끌어 냈다. GS건설의 영업이익은 임 부회장 취임 첫해인 2013년 9355억원의 손실에서 2014년 51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2015년 1220억원, 2016년 1430억원, 2017년 3187억원, 2018년 1조65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GS건설의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6~7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임 부회장이 위기의 순간 등판해 GS건설의 경영정상화 성과를 거든 것. 이를 바탕으로 임 부회장에 대한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신뢰가 높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보편적인 평가다.
여기에 임 부회장의 이번 연임은 허윤홍 GS건설 사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GS오너가 4세로,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이다.
현재 허 사장은 GS건설에서 2차전지 재활용, 해수담수화 기술, 해외 태양광발전소 개발사업, 데이터센터 임대업, 승강기 사업 등 신사업 부문을 맡아 이끌고 있다. 허윤홍 사장이 허창수 회장의 후계자로서 능력과 경험을 겸비할 수 있도록 노련한 임 부회장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 부회장이 신사업 역량 강화에 매진하고 있어 이러한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현재 수행하는 신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꼭 필요한 부분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향후 임 부회장에서 허윤홍 사장으로 자연스러운 경영권 승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GS건설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하는데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임병용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배경을 알아야 한다”며 “GS건설은 오너경영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인 임 부회장이 등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너경영으로 회귀할 경우 이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