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 된 BTS, 그래미 최고 퍼포먼스”

“제임스 본드 된 BTS, 그래미 최고 퍼포먼스”

기사승인 2022-04-04 17:27:58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버터’ 퍼포먼스를 펼치는 그룹 방탄소년단. AP 연합뉴스

트로피는 놓쳤지만 관심은 한 몸에 받았다.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그룹 방탄소년단 이야기다. 수상 후보로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을 받지 못했지만, 영화 ‘007’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퍼포먼스로 화제몰이를 했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버터’(Butter)를 새롭게 편곡해 펼친 무대는 시작부터 파격이었다. 정국은 와이어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왔고, 뷔는 객석에서 ‘괴물 신예’ 올리비아 로드리고 곁에 앉아 밀담을 나누는 모습을 연기했다. 노래 중간 댄스 브레이크에선 영화 ‘미션 임파서블’ 속 배우 톰 크루즈처럼 적외선 레이저를 피하는 듯한 동작을 넣어 화제가 됐다.

미국 유력 음악 매체 빌보드는 이날 그래미 어워즈에서 펼쳐진 무대 중 방탄소년단의 ‘버터’를 최고로 꼽았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007’에서 영감을 얻은 퍼포먼스로 ‘비밀스러운 악당’(criminal undercover)이라는 ‘버터’ 가사를 재탄생시켰다”면서 “멤버들은 그래미 무대를 비밀 요원 본부로 바꿔 그들의 창의성이 음악성만큼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평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만약 그래미에 가장 경이로운 퍼포먼스 부문이 있다면 방탄소년단은 내년에 이 부문에서 수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고가 카메오로 깜짝 등장한 뷔의 등장 장면이 특히 화제였다. 트위터에선 ‘올리비아’가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 올랐다. ‘김태형(뷔 본명)을 당장 귀국시켜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빌보드는 “뷔가 로드리고에게 귓속말로 듀엣을 제안했길 바란다”고 기사에 썼다. 뷔는 시상식 이후 진행한 브이라이브 방송에서 “(로드리고의) 리액션이 좋았다. 뭘 해도 잘 받아줬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에 선 방탄소년단. 로이터 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이 2년 연속 그래미에서 빈 손으로 돌아간 것을 두고도 외신 반응이 뜨거웠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방탄소년단의 수상 불발을 이번 그래미에서 벌어진 5가지 횡포 중 하나로 꼽으며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호령했지만 그래미는 그들에게 트로피를 줄 준비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패션 잡지 엘르는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상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그래미는 방탄소년단에 상을 줄 자격이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 “방탄소년단은 반복적으로 그래미에 무시당했다. 이젠 잘못을 바로잡을 때”라고 전했다.

멤버들은 시상식 직후 가진 브이라이브 방송에서 “상을 받으면 아미(방탄소년단 팬덤)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는데 조금 아쉬웠다”면서도 “그래미에 노미네이트(후보 지명)된 것만 해도 벌써 두 번째다.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슬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을 마친 방탄소년단은 오는 8~9일과 15~16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4차례에 걸쳐 공연을 연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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