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흑석2구역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호 공공재개발이라는 상징성과 ‘준강남’이라는 입지에 건설사들이 무리한 수주 활동에 나선 영향이다.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주민대표회의에서 경고를 받는 건설사가 나오는가 하면 시행사인 SH공사까지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마감된다. 5월 1일에는 1차 합동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며, 이후 주민총회에서 시공사가 최종 선정된다. 앞서 열린 지난 1월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DL이앤시,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대형 건설사 8곳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흑석2구역은 흑석동 99의3번지 일대 4만5229㎡ 규모에서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1호 사업이다. SH공사가 공공주체로서 시행을 맡아 지하 7층~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공급한다. 강남과 접근성이 좋고 한강 조망권이 확보돼 높은 사업성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흑석 2구역과 인접해 있는 흑석동아크로리버 전용 84㎡의 경우 시세가 20~26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많은 건설사가 수주에 관심을 보이면서 곳곳에서 과열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불법 홍보활동이 꼽힌다. 최근 대우건설과 GS건설은 불법 홍보활동으로 주민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경고가 3회 이상 누적될 경우 입찰자격이 제한되는 만큼 중징계가 내려진 셈이다. 주민을 대상으로한 개별 접촉 및 판촉물 등이 경고 사유로 작용했다.
시행사인 SH공사를 향한 다양한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홍보관 설치 문제를 두고 SH공사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SH공사는 시공사 선정 등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공사를 두고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이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나온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 이에 무리한 의혹 제기가 공공재개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공사의 신뢰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SH관계자는 “최근 흑석 2구역과 관련해 공사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됐는데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에 대해서는 모두 언론중재위에 대응조치가 취해진 상태로 강경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흑석2구역의 시공사 선정 및 불법홍보 활동에 대한 경고조치 등 모든 주요 결정은 주민대표회에 권한이 있다”며 “해당 사업에서 SH가 특정 건설사의 편의를 봐주는 등의 행위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주민대표회의 경고 조치와 함께 SH공사까지 강경 대응에 나서자 흑석 2구역 현장에서는 잠시 건설사들의 홍보 활동이 주춤하는 모양세다. 흑석 2구역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대표는 “앞서 건설사들의 불법 홍보활동이 사진으로 찍히고, 경고를 받으면서 최근에는 별도의 OS 홍보활동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흑석2구역 수주전이 앞으로 더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9일 입찰 이후 시공사가 최종 선정될 때 까지 흑석 2구역 수주전은 더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며 “1호 공공재개발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건설사들의 자발적인 자정노력과 감독당국의 관리감독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