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프야 V22'가 최동원을 선택한 이유는?

'컴프야 V22'가 최동원을 선택한 이유는?

기사승인 2022-04-07 06:30:06
'컴투스프로야구V22' 최동원 티저영상.   야컴TV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그깟 공놀이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


‘부산 야구의 상징’이자 ‘한국 야구의 영웅’ 고(故) 최동원(1958~2011)이 프로야구 개막날인 지난 2일, TV에 ‘깜짝’ 등장했다. 영상 속 최동원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마운드로 올라와 특유의 역동적인 폼으로 전력투구를 한 뒤 어퍼컷 세레머니를 선보인다.

이 영상은 지난 5일 서비스를 시작한 컴투스의 리얼 야구 신작 ‘컴투스프로야구 V22(이하 컴프야V22)’ 사전예약 홍보 영상이다. 컴투스는 자사의 메타 휴먼 기술로 생전 최동원의 외형을 그대로 재현했다. 짙은 부산 사투리의 음성 역시 생전 그의 목소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공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역투하는 최동원의 모습은 레전드에 대한 야구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컴프야 V22’는 컴투스의 20년에 달하는 야구 게임 개발 노하우를 담은 야심작이다. 새로운 게임 엔진을 도입해 현실적인 그래픽을 구현한 것은 물론, 컴프야V22 그래픽의 핵심 기술인 360도 3D 헤드 스캔 기술을 사용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총 379명 선수의 얼굴과 모션 캡처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게임 속 선수들이 안타를 치거나 삼진을 잡으면 생동감 넘치는 표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실사 리그 기반 야구 게임의 메인 모델은 전년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가운데 뽑힌다. 

넷마블은 신작 리얼 야구게임 ‘넷마블 프로야구 2022’의 메인 모델로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LG 트윈스 홍창기, KIA 타이거즈 이의리를 채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리그 대상 콘솔 야구게임 ‘MLB 더 쇼 2022’는 지난해 만장일치로 아메리카 리그(AL) MVP가 된 오타니 쇼헤이를 메인모델로 선택했다. 컴투스 역시 ‘컴투스프로야구 2022’에선 메인 모델로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와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을 내세운 바 있다.

'컴투스프로야구V22'에서 메타휴먼 기술로 구현된 최동원.   컴투스 

때문에 최동원을 메인모델로 내세운 것은 다소 이례적인 선택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20년간 누적된 기술력과 컴프야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야구에 대한 진심을 담아 이번 컴프야V22를 개발했다”면서 “야구게임 이용자를 넘어 전체 야구팬들에게 이번 신작에 담긴 야구에 대한 진심을 전할 방법을 고민한 결과,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최동원 선수와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컴투스의 야구게임 사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 프로야구’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2004년 컴투스프로야구로 브랜드 명이 변경됐다. 2008년까지는 선수 이름이 가명으로 출력됐지만, 2009년부터는 KBO 라이선스를 획득해 감독과 선수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표기됐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컴프야는 본격으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2009년 처음 출시된 ‘MLB 9이닝스 시리즈’는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동원 선수가 등장하는 컴프야V22 소개영상의 메인 카피는 ‘그깟 공놀이, 할 거면 제대로 놀아보자’다”라면서 “야구에 울고 웃는 팬들에게 올해도 제대로 야구를 즐겨보자는 메시지와 함께 뛰어난 그래픽, 새로운 물리엔진으로 실제 경기를 제대로 구현해낸 컴프야V22의 출시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놀아보자’는 카피에는 ‘유저들이 제대로 된 야구게임을 즐겨보시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동원은 롯데 자이언츠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에 족적을 남긴 레전드다. 그는 19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등판해 4승 1패 40이닝 투구 평균자책점 1.80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달성하며 롯데의 첫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후배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선수협 결성을 주도하며 ‘무쇠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컴투스 측은 “유가족 분들께서 ‘최동원을 모델로 삼고 싶다’는 초기 제안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동원 선수를 모델로 삼아 컴프야의 흥행 뿐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전체의 부흥을 기원한다는 입장을 듣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분들께서 메타휴먼 기술로 외모는 물론 말투까지 그대로 구현해 낸 최동원 선수의 생생한 모습에 기뻐하셨고, 팬들에게 기념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컴투스·최동원 기념사업회, 유소년 야구 육성 지원금 2000만원 전달.   컴투스

한국야구 발전을 위한 컴투스의 ‘진심’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컴투스는 최동원 기념사업회와 함께 유소년 야구 육성을 위해 최동원야구교실 측에 2000만원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동원 선수 부인인 신현주 씨와 최동원야구교실 선수단, 학부모가 참석했다. 후원금은 야구교실의 장비 구입, 선수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최동원 기념사업회 측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진수 최동원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최동원 선수는 투혼, 헌신, 희생, 도전이란 단어로 대표되는 최동원 정신을 한국프로야구사에 남긴 야구영웅”이라며 “행사에 참가한 학부모 분들도 ‘제2의 최동원 키즈를 키운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을 후원하는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뜻 깊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강 사무총장은 최동원이 등장한 홍보영상에 대해 “현역시절 불굴의 투혼으로 야구공을 던지던 최동원 선수의 모습을 예전 동영상을 통해서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생한 모습으로 다신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자라나는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 배려해 주신 컴투스 측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소질은 있으나 야구를 못하고 있는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 계속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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