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 2차 내각 인사에서도 '배제'…멀어지는 공동정부 약속

‘안철수계’ 2차 내각 인사에서도 '배제'…멀어지는 공동정부 약속

기사승인 2022-04-13 22:17:29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이에서 내각 인선을 두고 파열음이 들려오고 있다. 안철수계 인사들이 1·2차 내각 인선에서 모두 제외된 영향이다. 공동정부 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안 인수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13일까지 18개 부처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16개 부처 인선을 마무리했다. 발표된 인선에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겠다고 서로 약속을 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2차 내각 인사에서 ‘안철수계’ 인물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안 인수위원장은 이번 내각 인선에 앞서 사회부총리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을 각각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과 고산 인수위원도 추천 명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인물들이 모두 윤 당선인의 내각 인선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안철수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날 “새 정부는 앞으로 어떠할까? 어떤 사람들이 권력을 구성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다”며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 때의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다 돌아왔다. 각성의 세례를 통과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이어 “새 정부 권력에 매우 이질적인 힘이 하나 포함돼 있다. 안철수”라며 “이질적인 안철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박근혜 이명박 정권의 재판이 되지 않게 할 유일한 송곳이다. 안철수의 능력 여부와 상관 없이 송곳이라는 점 하나로 의미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달라’는 말의 신뢰는 그 말을 한 사람의 내면의 크기가 지켜주지, 목소리의 크기가 지켜주지 않는다. 내면이 커야 각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 당선인이 지난 3월 안 위원장과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종이쪼가리 뭐가 필요하겠나. 나를 믿어라, 나도 안 후보를 믿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불편한 내색을 숨기지 못 했다. 그는 “인선 과정에서 특히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내각 인선이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욱이 2차 인선에 대해서는 언급 자체를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간에 내각 인사를 둘러싸고 드러나기 시작한 갈등 조짐이 향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합당이 최악의 경우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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