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를 ‘고담시티’에 비유해 지역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고담시티는 DC 코믹스 배트맨에 등장하는 도시로 범죄가 들끓고 경찰 등 수사기관이 무력한 도시로 묘사된다.
홍 의원은 지난 13일 매일신문 인터뷰에 출연해 대구 발전을 언급하면서 ‘고담 대구’를 언급했다. 실제로 매일신문 인터뷰의 ‘썸네일’(최초 표시 화면)에 ‘고담 도시 대구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겠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또 자신의 유튜브 ‘TV홍카콜라’에 14일 ‘대구시장 후보 특집 홍준표 고담 도시 대구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겠다’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고담대구는 인터넷 커뮤니티 내에서 대구의 지정학적 특징 등을 이용한 지역비하 멸칭(깔보아 일컫는 것) 중 하나다. 대구시장에 출마를 예고한 홍 의원이 해당 발언을 하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구광역시는 지난 2018년 고담대구라는 지역비하 멸칭에 대해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에도 지역비하 멸칭으로 고담대구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담대구를 검색하면 인천과 광주 등 다른지역의 비하표현도 함께 검색된다.
특히, 일부 게시물의 경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고담시의 영웅 베트맨을 포스터로 만든 경우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다룬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를 바꿔 언급한 ‘라쿤 광주’, 악마들이 거주하는 세계관을 부르는 명칭인 ‘마계’를 접목한 ‘마계인천’ 등의 비하표현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시판 내 댓글들에서도 ‘고담대구’ 표현에 대한 비판이 이뤄지고 있다. 해당 영상 내 댓글에는 “제목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대구를 발전 시켜준다는 것은 고맙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며 “대구시장 후보란 사람이 대구를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할 줄은 몰랐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일부 댓글은 “고담시티 대구의 시장 후보여서 좋겠다”며 “인터넷 지역비하로 사용되는 용어를 후보의 영상제목으로 쓰다니 제정신이냐”고 비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