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북과 강남의 가격 양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은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강북은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4일 발표한 ‘4월 2주(1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보합세(0.0%)를 유지했다. 인천은 보합세에서 하락세(-0.01%)로 돌아섰고, 경기는 하락폭(-0.03→-0.01%)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1% 하락에서 보합세로 전환했다.
서울은 강남권과 강북권이 서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북은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해 가는 용산구(0.03%)의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노도강(노원(-0.02%)·도봉(-0.03%)·강북구(-0.01%) 등 강북 주요지역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에 강북권은 하락세(-0.01%)를 기록했다.
용산구의 경우 최근 신고가 거래가 늘어나며 대선 이후 집값이 가장 높게 상승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용산구 신동아 아파트 전용 140.81㎡의 경우 지난달 18일 40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해 7월 9일 실거래가 33억원 대비 7억50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부동산원은 “용산구의 재건축 또는 초고가 주택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강남권은 송파구(-0.01%)를 제외한 강남구, 서초구, 양천구 등 주요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 강남구(0.04%)는 규제완화 기대감 있는 개포·일원동 재건축 위주로, 서초구(0.02%)는 반포동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양천구(0.02%)는 목동신시가지 위주로 올라 강남 11개구 전체가 보합세에서 상승세(0.01%)로 전환했다.
인천(0.00→-0.01%)은 중구(0.01%) 송월․신흥동 구축 위주로 상승했으며, 연수구(0.00%)는 송도․연수동 내 인기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했다. 이와 달리 동구(-0.02%)는 만석동 위주로, 부평구(-0.04%)는 산곡․부평동 등에서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0.03→-0.01%)는 평택시(0.22%)에서 정비사업 규제완화 기대감 있는 독곡·지산동 구축 위주로 상승했다. 반대로 화성시(-0.14%) 석우·산척동 주요 단지 위주, 수원 영통구(-0.11%) 영통·망포동 (준)신축 위주, 의왕시(-0.04%)에서 매물 적체 등 영향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현 정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큰 틀의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하향의 폭과 속도가 주춤해지고 일부 지역은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이전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불안심리가 재확산하는 조짐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부동산시장은 시장 수급과 심리, 투기 수요,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하게 작용하는 만큼 이런 요인들을 진중하게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시장의 절대 안정이 중요하다”면서 “하향 안정세 흐름 속에 시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차기 정부 역시 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내정자는 “잘못된 가격 신호로 갈 수 있는 규제 완화나 공급은 윤석열 정부의 미래 청사진에는 없다”며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개발·투기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주택들이 쏟아질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