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휴먼’에 푹 빠진 게임사…‘메타버스’ 핵심으로 급부상

‘디지털 휴먼’에 푹 빠진 게임사…‘메타버스’ 핵심으로 급부상

기사승인 2022-04-15 06:30:10
넷마블의 디지털 휴먼 리나.   넷마블

게임업계에서 신사업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게임사들이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휴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인공지능(AI)과 최신 그래픽 등을 활용해 만들어낸 가상 인간이다. 디지털 휴먼의 활동 반경은 매우 광범위하다. 드라마 및 예능 출연부터 광고 모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넵튠 등은 AI와 딥러닝 연구에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휴먼 개발을 통한 메타버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통해 더욱 정교한 디지털 휴먼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사들의 입장이다.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딥러닝을 활용한 디지털 휴먼 생성 기술 등을 보유한 기업 나인엠인터렉티브를 인수하고 자회사 메타버스엔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메타버스 기술이 집약된 시설 메타버스 VFX 연구소를 상반기 내 준공할 예정이다.

넷마블에프앤씨는 디지털 휴먼 ‘리나’, ‘재나’, ‘시우’,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리나의 경우 최근 송강호와 비 등이 소속된 써브라임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넷마블의 신작 게임 ‘오버프라임’ 영상을 통해 처음 모습을 나타낸 리나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 채널에서 활동 중이다.

넷마블은 향후 K팝 아이돌과 연계한 버추얼 아이돌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전망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 6일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현대차그룹 제로원 2호 펀드로부터 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공개를 목표로 ‘디지털 휴먼’ 제작에 매진 중이다. 크래프톤은 하이퍼 리얼리즘 기술 외에도 AI, 음성합성(TTS, STT), 보이스 투 페이스 등을 지속 연구·개발해 디지털 휴먼을 대화할 수 있는 캐릭터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여기에 딥러닝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딥러닝 팀’은 김창한 대표가 2년 전 대표로 선임되면서 방향 제시, 정책 수립 등의 초기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사업을 이끌고 있다. 최근 50여 명 규모로 조직을 확대하는 등 인재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올 2월 직접 만든 가상인간을 공개하고, 이를 게임 캐릭터·e스포츠·버추얼 인플루언서 등 부문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 또한 오래 전부터 디지털 휴먼 기술요소를 개발해왔다. 지난 2020년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특화한 AI를 개발하는 ‘스마일게이트AI’를 설립, 비주얼과 음성인식, 상호작용 기술 연구를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디지털 휴먼 한유아.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첫 버추얼 인플루언서 ‘세아’와 2019년 출시한 VR게임 ‘포커스 온 유’를 통해 가상 인간의 외형인 버추얼 아바타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포커스 온 유의 주인공 ‘한유아’는 스튜디오 자이언트 스텝의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 등을 통해 인간에 가까운 정교한 외모로 리뉴얼됐다.

광고모델로 맹활약 중인 한유아는 지난 12일 신곡 ‘아이 라이크 댓’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한유아 고유의 목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 수백 명의 보이스 데이터를 취합한 뒤 AI로 합성해서 최적의 목소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넵튠은 디지털 휴먼 ‘수아’를 개발하던 온마인드를 인수해 각종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K팝 버추얼아이돌을 개발 중인 펄스나인과 딥스튜디오에 지분 투자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넵튠은 딥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디지털 휴먼들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권한도 확보하게 됐다.

딥스튜디오는 올여름 가상 멤버와 현실 멤버로 구성된 5인조 아이돌 그룹 ‘슈퍼카인드’를 데뷔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첫 번째 멤버 ‘정세진’에 관련된 콘텐츠를 틱톡과 유튜브에 공개했으며, 얼마 전 현실 멤버 4인에 대한 소개 동영상도 슈퍼카인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게임업계가 디지털 휴먼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단순한 실사 아바타에 그치기 보다, AI가 탑재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휴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게임사가 만든 디지털 휴먼은 실사 형태의 아바타에 음성을 입힌 정도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한국 게임사의 AI 연구 역량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진정한 의미의 가상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휴먼 기술은 지식재산권(IP) 확장과 게임 기술력 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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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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