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정 “‘사내맞선’ 인기, 들뜨지 않으려 해요” [쿠키인터뷰]

김세정 “‘사내맞선’ 인기, 들뜨지 않으려 해요”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04-16 06:00:06
가수 겸 배우 김세정. 젤리피쉬

처음엔 로맨틱 코미디(로코)여서 끌렸다. 독특한 결의 작품은 쉽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대본을 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배우이자 아이돌로서 강점을 녹일 수 있는 캐릭터였다. 가수 겸 배우 김세정이 SBS ‘사내맞선’의 신하리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건 당연한 일이다. 막연히 가졌던 자신감은 곧 확신이 됐다. 

“사랑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화상으로 만난 김세정은 개구쟁이처럼 미소 지으며 말했다. 드라마 방영 전 제작발표회에서 “아는 맛이 더 맛있다”며 재미를 자부한 그였다. 그의 말처럼 ‘사내맞선’은 클리셰를 적절히 활용하고 비틀며 입소문을 타 흥행에 성공했다. 시청률은 2배 이상 뛰고 넷플릭스 전 세계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김세정은 “화제성은 예상했지만 시청률은 예상 밖이었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클리셰가 많아서 시청자분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어요. 반응이 기대됐지만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죠. 저희들끼리 ‘시청률은 신의 영역’이란 말을 하곤 했거든요.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 잘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잘 됐으니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하하. 계속 열심히 해왔지만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SBS ‘사내맞선’ 스틸컷. 크로스픽쳐스

일어날 법한 일을 특별하게 만들어낸 것. 어딘가에 살 법한 인물들이 누구나 겪지 않을 일을 사랑스럽게 겪어낸 것. 김세정은 ‘사내맞선’의 인기 비결을 이렇게 봤다. 실재할 것 같은 신하리를 구현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대사 톤을 연구했다. 맞선에 나가는 과정, 강태무(안효섭)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잘 풀어가는 건 그가 가진 숙제였다. 신하리의 일상적인 면모들에 무게 중심을 두고, 김세정은 그의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신)하리가 대본 위에서 대사를 뱉는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로 보이길 바랐어요. ‘살다가 클리셰 같은 상황을 마주하면 이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곤 했죠. 일상성을 구체화시키는 순간 차별점이 생긴다고 보거든요. 덕분에 클리셰 설정이 덜 부담스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한 건 감정을 모르는 척 연기하지 말자는 점이었어요. 상대방이 날 사랑하는 걸 모를 수가 없잖아요. 이걸 억지로 모르는 듯 연기하면 시청자 입장에선 공감하기 어렵다고 봤어요. 하리의 감정과 인물 간 관계성을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사내맞선’을 촬영하며 김세정은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자신에게도 ‘소녀다움’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단다. 이전까지 털털하고 소탈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만큼 대중이 자신의 또 다른 면모를 봐주길 바랐다. 결과는 성공이다. 그는 ‘코리안 엠마 스톤’이라는 애칭이 따라붙을 정도로 로코에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줬다. 극에 세세히 더해진 만화 같은 연출은 신하리의 캐릭터성을 더욱더 부각시키는 요소가 됐다.

SBS ‘사내맞선’ 스틸컷. 크로스픽쳐스

“방송 전에는 웹툰 원작을 드라마로 구현할 수 있을지 우려가 많았어요. 하지만 CG가 가미된 연출 덕에 괴리감을 더욱더 효과적으로 좁힐 수 있었죠. 덕분에 제가 가진 역량 이상의 것을 보여드린 것 같아요. 만화 같은 순간을 저만의 방식으로, 사람답게 이겨낸 것 같아서 뿌듯해요. 성인 멜로에 성공했다는 평도 봤어요. 정말 감사했죠. 여자 김세정을 보여줄 수 있게 해준 하리에게 진심으로 고마워요. 코리안 엠마 스톤이라는 말도 반가웠어요. 새로운 얼굴에 대한 도전의식을 느껴요.”

가수와 배우 영역을 부단히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그다. ‘사내맞선’의 성공은 새로운 기폭제가 됐다. 김세정은 “게을러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내맞선’으로 얻은 깨달음이 정말 많다”며 행복해했다. 배우로서 좋은 성과를 얻은 지금, 김세정은 가수 활동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작품이 성공해도 들뜨지 않으려 한다”고 말을 잇던 그는 “써놓은 곡이 정말 많아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세정은 늘 그렇듯 씩씩하게, 착실히 나아간다.

“저는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불안해하지도 않죠. 앞으로의 제가 뭐든 고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거든요. 방향성은 언제든 새롭게 찾으면 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복 받은 사람이에요. 노래, 연기 모두 좋아하는데 이 일들을 다 하고 있잖아요. 방향성이 무궁무진한 거예요. 그렇지만 앞으로의 행보를 미리 정해놓진 않았어요. 여러 가지에 도전하고 싶거든요. 수많은 과정 속에서 꼭 좋은 답만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 저는 뭔가를 배우고 성장하겠죠? 모든 순간을 과정으로 느끼면서 잘해나갈 거예요. 열심히 하는 건, 자신 있거든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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