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송영길·박주민 컷오프...깊어지는 당내 갈등

민주, 송영길·박주민 컷오프...깊어지는 당내 갈등

박지현 비대위원장 “경선 없으면 사실상 패배선언”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 “혁신공천 흔들면 안 돼”

기사승인 2022-04-20 09:44:29
서울시장 공천 신청한 송영길 전 대표.   박효상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공천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이 서울시장 당내 공천에서 배제되자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고,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은 박 비대위원장을 향해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면서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19일 전략공천위원회를 개최해 서울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한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당일 저녁 늦게 당사자에게 통보되면서 해당 소식이 전해졌고,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서는 경선을 하지 않은 공천은 결국 패배로 이어질 거라면서 크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20일 새벽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울시장 공천은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전략공관위의 일관되지 않는 심사 기준을 문제 삼았고, 비대위에서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차례 반대에도 충북(지사 후보)에는 선거 패배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 있는 이를 공천했다”며 “서울에서는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 당 대표를 탈락시키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을 대신해서 전략공관위에 묻고 싶다. 왜 충북과 서울의 잣대가 다른가. 부동산 실패로 대선 패배의 큰 원인을 제공한 노영민 후보자가 송영길 후보자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또 “민주주의 정당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의견이 엇갈릴 때는 소수의 지도부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당원과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결정하는 것이 민주정당이 선택할 가장 적절한 의사결정 방식”이라며 “서울에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가 모두 참여한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패배선언과 다름없다”고도 부연했다.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은 박 비대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면서 바로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의 임무는 혁신공천의 일관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송영길·박주민 두 후보의 배제결정에 대한 박 위원장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비대위원장은 대선책임·부동산책임자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송영길·노영민 두 후보를 이미 공개 비판하신 바 있다”면서 “명분 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 전국선거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최근 인천에서의 지지율 저하, 전략공천위가 실시한 여러 조사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 경쟁력은 우위가 아니고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어린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충북지사 공천과 관련해서는 “전략공천위원회가 아닌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라면서 “문제가 있다면 비대위에서 바로잡을 일”이고 박 비대위원장의 지적의 대상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가 충북공천에 대해 시정 노력 없이 정작 본인이 지적한 방향대로 전략공천위의 고심어린 결정을 문제 삼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전략공천이야말로 어떠한 계파적·친분적 고려가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오히려 계파적 시각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닐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비대위원장의 진정성을 믿기에 당초의 원칙과 일관성대로 본인의 주장해 왔던 바를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이번 배제결정은 옳은 것으로 비대위는 논란과 혼선 없이 이번 결정을 추인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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