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문재인 정부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검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선 후보 시절 줄곧 문 정부의 방역 규제가 지나치다고 비판해온 윤 당선인의 기조가 다소 보수적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다음주 중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여부를 발표한다. 앞서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발표 당시 2주간 유행 상황을 지켜본 뒤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의 방역 추가 완화 기조가 수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5월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실외 노마스크’에 대해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20일 “마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없는 것처럼 모든 방역조치 해제하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며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윤 당선인의 방역에 대한 뉘앙스가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방역패스를 비판하며 과감한 방역 완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16일 윤 당선인은 “일단 마스크를 쓰는 데에 대한 제한은 철폐하거나 확 줄이자”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되자 방역패스를 폐지하겠다는 뜻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에 윤 당선인이 새정부 출범 이후 ‘노마스크’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그런데 당선 이후 윤 당선인 측은 ‘방역 규제 강화’에 더욱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정부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 조치 발표에 대해 인수위는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1일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 감염병 등급 조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충분한 준비가 돼 있는지 우려와 함께 시행 전 혼란을 막기 위한 철저한 선행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측은 “윤 당선인의 (방역 대책에 관한) 입장이 바뀐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노마스크가 함께 시행될 경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특위 홍경희 인수위 부대변인은 2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상태에서 마스크까지 벗는 건 국민 건강에 상당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우려한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 해제에 관한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마스크는 최후의 방역 정책 수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인수위에서도 착용 해제 자체에 대해서는 이의제기가 없다”면서 두 가지 전제조건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사망자‧위중증 환자의 확연한 감소추세, 먹는 치료제의 충분한 물량 확보가 충족돼야 노마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