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몸값 10조원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착수했다. 대표 주관사와 공동 주관사를 최종 선정한 SK에코플랜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친환경 분야의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에서는 친환경 분야의 수익 성장 속도에 따라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IPO시점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2021년 말 연결기준 기업가치(EV)는 2조2217억원이다. EV는 기업의 미래 수익 창출능력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매수자가 매수 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SK에코플랜트는 IPO를 계획하고 있는 내년까지 EV를 10조원으로 끌어올려 몸값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 10조원 목표 달성에 핵심 변수는 영업이익이다. 기업의 영업이익은 동종기업 평균 EV/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측정할 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바탕으로 EBITDA 2000억원인 기업이 있다면 2000억원에 동종업계 평균 EV/EBITDA 배수를 곱해 기업가치를 산출한다. 동종업계 평균 EV/EBITDA 배수가 10배라면 기업가치가 2조원으로 평가되는 셈이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가치 10조원 달성을 위해 EBITDA 목표를 8500억원 내외로 잡고 있다. 8500억원에 EV/EBITDA 배수 11~12배를 반영해 10조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스피 건설업 평균 EV/EBITDA 배수는 5.34배, 친환경 기업인 코스닥 폐기물 처리업체의 경우 배수가 16배가 넘어간다.
SK에코플랜트는 이를 위해 EBITDA 확대에 노력해 왔다. 특히 EV/EBITDA 배수가 높은 친환경 기업을 꾸준히 인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0년부터 환경 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를 비롯해 다수의 폐기물처리 업체 등 9개 기업을 인수했으며, 올해 2월에는 글로벌 전자전기폐기물(E-Waste) 기업 ‘테스(TES)’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테스의 경우 4월 인수가 마무리되면 2~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기존에 인수한 기업들의 경우 그동안 설비투자를 늘려온 만큼 올해부터 실적 성장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IPO 예정 시점인 내년까지 EBITDA 8500억원 달성은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말 연결기준 EBITDA는 2089억원이다. 지난 2019년 4338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160억원까지 줄어들면서 EBITDA도 급감했다. SK에코플랜트는 당장 IPO 예정 시점까지 이를 약 4배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 특히 폐기물 처리 등 친환경 분야의 이익 확대가 절실하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IPO의 성패가 이익 성장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프리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8조원의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은 새로 인수한 사업들의 이익이 일정 수준 성장한다는 조건을 바탕으로 나온 평가들”이라며 “올해 신사업들이 가시적인 이익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 한다면 IPO가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