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대형 건설사들 가운데 매출은 늘거나 유지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건설사들이 나왔다. 원가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매출원가 상승이 불가피했던 영향이다. 앞으로 원자재가 상승과 더불어 금리 인상, 안전규제 강화 등 원가 상승 이슈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건설사들의 원가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3760억원, 영업이익 1540억원, 신규 수주 3조3910억원의 잠정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보면 매출과 신규 수주는 각각 18%, 8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GS건설의 영업이익 감소는 원자재가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착공했으나 원자재가 상승으로 사업주와 계약한 도급비를 모두 원가로 책정한 공사 현장이 1만 세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건축·주택 매출총이익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5.7%p, 영업이익률이 2.3%p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공사현장의 정산 지연이 원가 상승을 불러왔다. 현대건설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1453억원, 영업이익 1715억원, 신규 수주 8조9430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지난해 동기 보다 30.4% 늘고, 매출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14.6% 급감했다. 현대건설의 매출총이익률도 0.6%p 하락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이유는 현대케미칼 HPC 프로젝트 등 현장의 공사비 정산이 지연되면서 원가만 1분기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대곡-소사 복선전철 SOC 사업이 추가적인 보강공사에 들어가면서 공사 증가분에 대한 원가가 추가 반영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4.1% 감소한 576억원에 그쳤다.
대우건설도 매출이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1분기 매출 2조2495억원, 영업이익 2213억원, 신규 수주 2조 6585억원을 시현했다. 매출과 신규 수주는 각각 16%, 24.4% 증가하고, 영업이익만 3.5% 줄었다.
대우건설의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서는 앞서 두 회사와는 다소 다른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분기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2294억원으로 2020년 대비 89.7%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213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3.5% 줄었지만 지난해 급증한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대우건설 매출총이익률 역시 2.6%p 떨어졌다.
실적 발표를 마친 대형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다만 신규 수주가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물산의 1분기 매출은 3조190억원, 영업이익은 15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8%, 14.8% 증가했다. 이와 달리 신규 수주는 4조8730억원으로 23.9% 감소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말들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중대재해처벌법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규제 강화로 경영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다.
시멘트 생산 원료인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3월 톤(t)당 71.9달러에서 최근 258달러로 3배 이상 올랐다. 금리 인상으로 건설사의 이자 비용과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갔고,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안전관리비 증액이나 공정률 조정 등이 불가피해 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자가 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한 만큼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당장 원자재가 상승과 안전관리비 증가 등 원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