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벌, 석달간 6명 사망… 유족 “살해당했을 것”

러 재벌, 석달간 6명 사망… 유족 “살해당했을 것”

6명 중 3명은 사망 전 가족들 살해
“뭔가 알고 있었을 것” 타살 의혹 제기

기사승인 2022-04-30 14:24:40
가즈프롬인베스트 운송부문 임원인 레오니드 슐만.   CNN 캡처

러시아 재벌 6명이 최근 석 달간 잇따라 사망했다. 이중 4명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 임원 출신이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저명한 사업가 6명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3명은 사망 전 가족들을 살해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지난 1월 말 가즈프롬 산하 가즈프롬인베스트의 운송부문 임원인 레오니드 슐만(60)이 레닌그라드 인근 자신의 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됐고 타살 정황은 없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바로 직후인 2월25일에는 또 다른 가즈프롬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이 같은 마을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가제타에 따르면 가즈프롬 재무담당 임원인 알렉산드르 튤라코프(61)였다. 그의 사인도 자살로 마무리됐다.

사흘 뒤에는 영국 잉글랜드 서리 자택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왓포드(66)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가스와 석유 등 러시아 에너지 관련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인물이다. 당시 경찰은 외부 침입은 확인되지 않았으며,관련 청문회가 오는 7월29일 열린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억만장자 바실리 멜니코프도 지난 3월 러시아 내 노브고로드 자택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의료용품 회사인 메드스톰을 소유한 인물이다. 수사당국은 그가 아내와 두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4월 초에는 또 다른 재벌 2명이 가족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고위 관료이자 가즈프롬뱅크 부사장 출신인 블라디슬라브 아바예프(51)도 그의 아내, 딸과 함께 지난 18일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모두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수사당국은 아파트 내부가 모두 잠겨 있었고, 아바예프의 손에서 권총이 발견된 정황을 미뤄 아바예프가 가족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가즈프롬이 지분 일부를 소유한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노바텍 전 임원인 세르게이 프로토세니야(55)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북부 별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그의 아내와 딸은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었다. 사건 당시 외부에 있었던 그의 아들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어머니와 누이를 무척 아꼈고, 그들을 해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아버지가 살해당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즈프롬 부사장 출신으로 최근 러시아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간 이고르 볼로부예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바예프는 VIP 고객들을 다루는 프라이빗 뱅킹이 주업무였다”며 “막대한 돈을 책임지고 있었고, 그가 뭔가를 알았고, 누군가에게 위험이 됐을 수 있다”고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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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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